본문 바로가기
문화 이야기/나의 아름다운 텃밭

나는 텃밭에서 종종 무섭다

by 그랑헤라 2022. 7. 15.

비닐하우스 밖에 콩을 심었다.

완두콩으로 알고 심은 후 어느 정도 자랐을 때

열매맺기를 애타게 바랐다.

하지만

기다리던 열매는 맺지 않고 

무자비하게 덩쿨을 뻗어 나갔다.

어느 새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다른 작물을 감싸고 올라갔고

비닐하우스 뼈대를 휘감고 천정까지 올라갔다

(완두콩 아니고 동부콩으로 판정되었다.)

 

참외도 그렇다

수확이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덩쿨은 계속 자라서 주변을 완전히 먹어버렸다.

은미쌤네 참외는

언니의 고추밭으로 침범하고

고추를 지지대 삼아 올라갔다.

이렇게

강한 생존력을 보이는 식물들을 볼때

나는 무섭다.

내가 얘네들을 마구 잘라버리면

언제가 난 그들에게 당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문화 이야기 > 나의 아름다운 텃밭'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념을 버리다  (0) 2022.07.22
참외, 수고했어  (0) 2022.07.19
새 장비 구입  (0) 2022.07.10
한여름에 심는 것  (0) 2022.07.09
옥수수  (0) 2022.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