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초 3일 : 작은 도시에서 또 빈둥거리기
5월 1일 화요일
노동절이다. 또 많은 곳이 문을 닫을 것이다. 또 빈둥거리는 하루가 될 것 같은 아침이다.
하루의 시작은 그란데 광장이다.
광장 옆 블럭에 있는 아레초 도서관으로 갔다. 분명히 열릴 시간인데도 문이 굳게 닫혀있었다. 노동절이라고 도서관도 쉬나보다. 도서관 벽면의 부조들만 열심히 찍었다.
도서관 앞에는 공원과 연결된다. 사슴인가? 동물상들이 몇 개 있고, 현장학습을 나온 학생들이 주변에서 놀고 있었다.
두오모 성당을 향해 가는데 일 프라토공원에 엄청난 오토바이? 아닌가? 스쿠터인가? 아뭏튼 엄청 모여있었다.
"무슨 이벤트가 있느냐?"
"피아지오 나시오날레다"
"그럼 무슨 경기가 있느냐?"
"아니다. 경기는 없다."
"그럼 그냥 축제냐?"
짧은 영어로 알아본 결과, 피아지오는 이 작은 스쿠터의 이름이고, 스쿠터가 처음 나온 날을 기념하는 축제인가보다. 그러고 보니 대부분의 스쿠터가 피아지오였고, 모두들 즐거워하는 표정이었다.
이건 옆에 타고 싶은 모델이다.
시간이 되자 모든 스쿠터들이 공원을 빠져서 두오모 성당 옆으로 빠져나갔다. 성당 계단 위에서 보았으면 훨씬 멋졌을텐데.... 우린 뒷꽁무니만 보았다.
두오모 성당을 처음으로 들어가 보았다. 매우 멋지다. 산 프란체스코 성당보다 더 멋지다. 그런데 산 프란체스코 성당에게 눌려있는 느낌이다. 관람객도 별로 없고 위치도 구석에 있고....
제단의 형태도 매우 현대적이다.
천정화가 매우 멋지다.
이 계단, 영화에서 달려내려오는 도라처럼 나도 자꾸만 뛰어내려오게 된다.
두오모 성당가 엇갈려 마주보이는 곳에 관광안내소가 있다. 그냥 구경하러 가보았다가 내부로 들어가는 사람을 보았고, 우리도 따라 들어갔더니 작은 박물관이 있었다.
뭐지? 전통의상 박물관인가?
가장 안쪽에 아레초에서 열리는 Giostra del Saracino의 동영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엄청 멋지다. 실제로 그 속에서 나도 그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축제이다. 나오면서 다시 의상들을 보았다. 그 축제에 사용되었던 의상들을 전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바사리 회랑으로 다시 왔다. 뭐 워낙 작은 마을이라 같은 곳은 뱅뱅 도는 느낌이다.
라이치궁은 지금은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계탑과 그림방은 무료로 개방하고 있고, 금 전시장은 5유로는 낸다.
우선 종탑으로 올라갔다. 거기서는 부근의 지붕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와우다!!!
그란데 광장도 한 눈에 들어오고,
11시 30분이 조금 안되었는데 종이 한 번 쳤다.
시계의 내부 기계는 매 초 똑딱거리며 작동하고 있다.
그림방을 휘리릭 둘러보고
그림방 창문으로 그란데 광장을 다시 한 번 내려다 보았다. 축제때 여기서 보면 좋겠다.
금 박물관은 아주 작은데 주로 금 공예품 현대작품을 전시하고 있고, 한 공간에는 금 세공을 하는 기구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적당한 오스테리아(식당)로 들어갔다. 신중하게 선택했는데, 스타터로 전통 살라미 모둠을 주문했고, 돼지고기 구이와 토마토 소스 파스타를 주문했다. 꽤 성공적인 주문이었다.
여기 저기를 돌아서 다시 그란데 광장. 늘 뒷모습만 보았던 산타 마리아 성당. 앞쪽으로 가보았다.
늘 지나다니던 길인데 왠지 낯선 건물이었다. 아마도 해가 좋은 날에는 야외테이블에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어서 늘 빨리 지나다니게 되다 보니 이 건물에 관심이 덜했던 것 같다.
성당의 내부는 매우 독특했다. 웅장하기도 하고, 세밀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구조도 아주 독특했다. 합창단이 제단 뒤에 있는 듯....
아레초 거리에는 소소한 즐거움이 많다.
마을에는 유난히 옛날 물건을 파는 상점이 유난히 많다. 이 곳이 유럽 최대의 벼룩시장이 열리는 곳이라서 그런 것 같다.
마을 자체가 골동품인 것 같다. 실제로 사람이 사는 곳인데도 밖은 오래된 그대로 사용하는 곳이 많다.
집 앞에 있는 문화센터에서 행사가 있다. 하루 종일 젊은이들이 북적북적 시끄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