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하기] 집으로 그리고 집에서
2월 25일이었나? 26일? 정확한 날짜는 기억에 나지 않지만 아에로메히꼬로부터 메일이 왔었다.
'니 비행기 좌석을 보호하라. 한국의 코로나 때문에 비행기 티켓을 뒤로 바꾸는 것에는 추가 요금이 없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그렇잖아도 인터넷 뉴스에서 보는 나라 상황이 걱정이었는데, 굳이 귀국 일정을 연기할 필요가 없었기에 그 메일을 무시했다.
그런데 이틀 후, 내 비행 일정이 바뀐 메일을 받았다.
내 귀국 비행기 일정이 이틀 당겨졌다, 헐!
그 전 메일에서 무시했던 'Read More'를 열어보니 내가 타기로 했던 비행기가 취소가 되었던 것이다.
예정보다 이틀 일찍 돌아오는 비행기 안.
여행하는 사람도 줄고, 우리 나라를 방문하는 멕시코 사람도 없어서 양 옆자리가 비었다. 그래서 편하게 누워서 왔다.
인천 공항에 착륙하기 몇 분 전,
헉! 비행기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뭐야? 엔진이 꺼진거야? 코로나보다 더한 공포가 몰려왔다.
비행기는 아무 문제없이, 아니 다른 항공사보다도 더 날렵하게 착륙을 했고, 멕시코에서 왔기에 특별한 검사 없이 입국했고, 부랴부랴 달려서 북청주행 버스를 탔다. 버스에 손님은 꼴랑 3명. 빨리 이 시국이 지나야 하는데.....
집에 온 지 일주일 남짓.
외출과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 시장 보러 동네 할인마트 3회, 커피 사러 카페레타 1회, 주문한 책 받으러 고려서점 1회, 자동차 수리로 JK모터스 1회(ㅎㅎ 나 없는 사이에 동생이 벽에 박음) 와. 이게 다다.
마스크 구입도 하지 않고 있다.
나의 일과는 뉴스공장 듣기, 마당 정리하고 개나리 가지치기, 책장 정리, 책 읽기, 책 읽기, 또 책 읽기다. 삶이 심플해서 좋다.
그나저나 이 코로나 문제가 빨리 해결이 되었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