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4일 금요일
로카곶,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육지의 끝이라고 그들이 말하는 곳. 포르투갈 패키지 여행에서 빼놓지 않는 곳지만 나에겐 그냥 바닷가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
관광안내소에서 신트라에 대한 많은 리플렛을 보았고, 로카곶이 그 마을에서 간다는 것을 알았다. 더구나 내가 산 '리스본 카드'로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신트라까지의 기차가 무료라는 것, 더구나 신트라로 가는 기차를 숙소 바로 옆에서 탄다는 여러 상황들이 신트라를 갈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신트라 기차역을 나오면 바로 버스정류장이 있고 거기에서 로카곶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가는 길은 낙엽이 간간이 낙엽이 떨어지는 아름다운 길이었고, 버스길 옆에 노면전차길도 있었다. 사용하지 않는 길인 줄 알았는데 전차가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 보는 것 만으로 아름다움 풍경이다.
버스 승객이 5명 뿐이어서 오붓하게 둘러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갔는데, 웬걸, 관광버스가 서너대는 있었고, 자가용까지 하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미 서성이고 있었다. 의미를 뒤로하고라도 절벽 위에 있는 붉은 등대와 햇빛에 반짝이는 검푸른 바다가 가슴을 탁 트이게 했다.
'여기는 앞으로 나갈 수 없는 육지의 끝'이 아니라, 저 바다 건너에는 미지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는 가슴 두근거리는 곳이었다.
신트라로 돌아와서는 시간도 좀 있고, 호텔 사장님이 추천해 준 곳이 어딘가 궁금해서 바로 기차를 타지 않고 좀 걸었다. 건물들 하나 하나가 매우 역사적인 느낌이 가득한 곳이다. 일반 가정집 마저도 역사가 느껴졌다. 협곡에 들어선 마을답게 많은 계단과 산 중턱까지도 건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구시가까지는 좀 먼 거리였다. 하지만 아름다운 길과 건물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구시가에 도착했고, 더 아름다운 골목 시장까지 감탄을 하며 구경했다.
호텔 주인아저씨가 알려 준 'Quinta da Regaleira'는 언덕을 이용해 조성한 식물원이다. 남들은 잘 모르는 곳이라고 하셨지만 이미 많이 알려진 곳인가 보다.
신트라를 하루에 다녀가기는 아쉬는 곳이다. 산 꼭대기에 있는 성도 가봤어야 하고, 골목 구경도 더 했어야 하고, 언덕 길을 따라 구불구불 달리는 노면 전차도 타봤어야 하고, 옛스런 호텔에서도 묵어봤어야 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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