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8월 29일 월
아침 일찍, 정확히 몇 시 인지는 모른다. 저렴한 아파트 숙소에서 호텔보다 더 좋은 식사가 포함되어 있었기에 꼼꼼하게 다 먹고 출발했다.
노선 상으로는 쥐베르니로 가야 했으나 박물관이 문을 닫는 월요일이라서 에트르타로 갔다. 일정이 꼬여버렸지만 쥐베르니를 포기할 수 없었다.
에트르타로 가는 길, 루앙을 지나고 고속도로를 빠져 나가면서는 시골길을 달렸다. 도무지 관광지가 나올 것 같지 않은 그런 시골길을 꼬불꼬불 달렸더니 예쁘장한 마을이 나왔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해변으로 나가는 순간 신세계가 펼쳐졌다.
TV 여행 프로그램에서 가끔 보았던 그 절벽 해안이 나타났다. 하지만 일단은 이미 비어버린 위장을 채우는 일이 우선이었다. 바닷가 레스토랑의 야외 파라솔에는 많은 사람들이 거의 같은 메뉴, 홍합을 먹고 있었다.
'아, 이게 이 동네에서 꼭 먹어봐야 하는 음식인가 보다.'
우리도 서로 다른게 양념을 한 홍합과 샐러드를 주문했고, 그 엄청난 양에 놀라면서도 배 두드려가면 다 먹어지웠다.
가까운 절벽 위로 난 길을 따라 먼저 올라갔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었다. 백사장이 만들어진 만을 둘러싼 곳이 하얀 절벽의 전부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런 절벽은 계속 이어져 있었고 파도가 만들어낸 코끼리 코 모양의 절벽들이 몇 개 더 보였다.
모네를 비롯한 많은 화가들이 이 곳을 찾았고, 이 절벽을 모델 삼아 그린 그림들이 많았다고 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는 곳이다.
실제로 모네가 그림을 그린 곳은 우리가 있는 곳에서 마을 건너편에 있는 다른 언덕이었다. 거기까지 가려면 힘도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릴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를 하면 포기했다.
에트르타는 해변 뿐 아니라 매우 오래된 건물들이 좁은 도로를 사이에 두고 만들어진 작은 마을도 매우 아름다웠다. 마을을 한 번 둘러보고는 다음 목적지로 출발했다.
옹플뢰르.
나에게는 처음 듣는 도시이고, 발음하기 조차 힘든 곳이었다. 에트르타 처럼 바닷가 작은 마을일 것이라 생각했던 곳은 꽤 큰 도시였고, 관광객도 볼거리도 많은 곳이었다.
많지 않은 시간이라 뜨란비아를 탔다. 이게 여유 시간이 없는, 기운도 떨어지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관광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뜨란비아는 복잡한 중심가를 벗어나 나즈막한 언덕 위에 있는 꽤 의미가 있어보이는 성당에 서웨주었고, 자유시간 10뿐을 주었다. 그리고 다시 내려와서 끝이 났다. 방송에서는 쉴 새 없이 설명을 해 주었지만 프랑스말로 진행되는 설명은(뭐, 영어로 했어도 못알아 들었겠지만) 그림의 떡이었다.
중간에 '에릭사티'의 이름이 나왔지만, 뭐?
숙소로 들어가서 찾아 보았는데 에릭사티가 이 곳 출신이고 그래서 그의 박물관이 있단다. ㅜ,ㅜ
이미 많이 늦은 시간, 거리에서 크레페를 하나 사 먹고 다시 숙소를 향해 출발했다.
쥐베흐니에서 멀지 않은, 고속도로에서 보이는 작은 마을에 있는 숙소를 예약했다. 정말이지 가장 우리를 당황시켰던 숙소. 시골 농가 숙소였다. 감히 예상치 못했던, 한적하고, 저렴하고, 깔끔하고....
이런 곳이라면 한 달 정도는 살아보고 싶은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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