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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이탈리아(2018)

로마 4일 : 콜로세오-캄피돌리오 언덕 - 콜로세오 야경

by 그랑헤라 2018. 4. 22.

4월 21일 토요일




아침 7시 10분.

콜로세오(여기는 콜로세움이라고 말하지 않더라)에 입장하기 위한 입구에 줄을 서서 기다렸다.  우리 앞에 10명도 안된다. ㅎㅎ. 보이는 것은 육중한 아치형 입구... 입장 시간이 점점 가까워오면서 사람들도 빠르게 늘어갔다.

콜로세오의 입장권은 팔라티노와 포로 로마노가 묶여져서 12유로이다. 난 어제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팔라티노에서 티켓을 구입해서 줄을 서지 않아도 되었다. 



입장을 하자마자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층으로 올라갔다. 



콜로세오,

서기 80년에 베스파시우누스의 명령으로 세운 4층 구조의 타원형 경기장으로 정식 명칭은 '플라비우스 원형극장'이란다. 콜로세오는 거대하다는 의미의 콜로살레에서 유래했단다.

안타깝게도 콜로세오는 과거의 모습 그대로 보존되지 못하고 1/3 정도만 남아있는 것이란다. 16세기 무렵 르네상스 건축 붐이 일면서 로마 귀족들이 기둥과 장식을 떼어 자신들의 궁전을 장식했기 때문이란다.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보면 원 모습을 볼 수 있다는데.... 난 아직 이 영화를 보지 않았다.



2000년 전에 이런 건축물을 지었다니 놀라울 뿐이다. 








콜로세오 2층에서 보는 외부 풍경도 멋지다.



오른쪽에 있는 꽤 넓은 도로....포리 임페리얼거리,무솔리니가 군사 퍼레이드를 벌이기 위해 베네치아 광장에서 콜로세오에 이르는 도로를 만들었단다. 포로 로마노를 관통하는 도로....지금 생각하면 헉!이지.












어르신은 은근히 혼자 다니는 걸 즐긴다. 아니면 천천히 걸어야하는 나에게 미안해서 그러신가? 콜로세오에서도 2시간 30분 후에 밖에 있는 콘스탄티노 개선문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진 후에 각자의 속도대로 관람을 하였다. 



천천히, 꼼꼼하게 내부를 둘러보고 나서 외부로 나왔다. 1/3 정도의 외벽은 원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복원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건축 당시의 양식을 볼 수 있는 곳이다. 1층은 도리아식, 2층은 이오니아식, 3,4층은 코린트식이란다. 



내가 늘 보던 콜로세오의 이미지와는 달리 반대쪽으로 가면 이게 콜로세오인가하는 의심이 들 만큼 다른 모습이었다.







바티칸에서 모든 관광객을 본 것 같은데, 여기는 관광객이 더 많다. 아무래도 '로마'하면 '콜로세오'인가보다. 



버스 정류장에서 여행 막바지에 있는 학생과 이야기를 하면서 81번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가 서지 않고 지나갔다. 관광버스와 시티투어 버스가 뒤죽박죽이 되어 있어서 버스를 세우기가 어렵기도 했지만, 이미 버스 안에 만원이라서 문을 열지도 않았다.



할 수 없이 우리는 캄피돌리오 언덕으로 걸어가기 위해 다시 콜로세오 쪽으로 되돌아 갔다. 



콜로세오부터 캄피돌리오까지는 포로 로마노를 따라서 걷게 되는데 중간 중간에 전망대가 있어서 낮은 쪽에 있는 포로 로마노를 보면서 걸을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롭다. 어제 포로 로마노를 가지 않았던 어르신은 연속 감탄을 하면서 걸으셨다.









고대 로마가 세운 7개의 언덕 중에서 가장 작지만 로마인이 사랑하는 언덕이라는 캄피돌리오. 그 명성답게 많은 사람들이 많은 행사를 즐기고 있었다.





음악회를 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나 혼자라면 여기서 주저않아서 공연을 보았겠지만, 어르신은 음악은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다.



광장의 가운데 있는 건물은 세나토리오 궁으로 지금은 시청이란다. 양쪽에 있는 콘세르바토리 궁과 누어보 궁은 박물관이란다. 내부를 들어가 보고 싶은데, 점심이 너무 늦었다. 



박물관에서 결혼식이 있었나보다. 합동 결혼식인가? 두 쌍의 커플이 있었다. 이것 저것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아래에서 보면 계단이지만 위에서 보면 비스듬한 길처럼 보이는 이 코르도나타 계단은 미켈란젤로가 착시현상을 이용해서 만들었단다. 그리고 양쪽의 조가강은 제우스의 쌍둥이 아들인 카스토르와 폴록스인데 포로 로마노에서 옯겨온 것이란다. 

집에 와서 가이드 북을 읽어보니 박물관에는 꼭 들어가봐야겠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나보나 광장에서 갑자기 내렸다. 광장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으려고.... 로마 방문이 일생 처음이자 마지막일지 모르는 어르신에게 좀 비싸지만 광장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기회를 갖게 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런데 돈은 어르신이 냈다.



밥을 먹고 쉬었으니 바로 집으로 돌아가기도 아쉽지. 다시 판테온으로 갔다. 낮 시간엔 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햇살이 성스럽게 내리비치고 있었다.



광장에서는 현장학습을 나온 대학어학원 합창동아리인 듯한 사람들이 화음을 맞춰 노래를 하고 있었다. 의도치 않게 마추친 즐거움이다.




판테온 뒤에 있는 산타 마리아 소프라 미네르바 성당엘 갔다. 성 카테리나의 무덤이 있다고 한다. 어르신의 세례명이 카테리나여서 가보고 싶어하셨다. 그런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엔 문이 닫혀있었고, 다시 문이 열리려면 두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광장 앞에 있는 베르니니가 디자인 했다는 코끼리  오벨리스크만 구경하고, 판테온 뒤쪽 난간에 앉아서 아이스크림만 먹고 왔다.


집에 돌아와 내가 한숨을 자는 동안에 어르신은 쇠고기 간 것을 사다가 고추장 볶음을 만드셨고, 남은 밥과 야채를 이용해 쇠고기 볶음밥을 만드셨고, 카스테라도 사다 놓으셨다. 쇼핑을 꽤 즐기시는 듯....그런데 너무 많이 산다는 것은 문제이다. 남기면 안되는데....



저녁을 먹고 81번 버스를 타고 야간투어(?)를 나갔다. 집 근처에서 81번 버스를 타면 시내 주요관광지를 관통해서 콜로세오까지 갈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두 블록만 지나면 대법원이 웅장하게 나타나고,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갖고 있는 식당도 나타나고,



도로 중간에 버티고 있는 흔한 분수대로 나타나고,



흔한 이름없는 유적지도 나타나고,



베네치아 광장을 스쳐지나가고, 



로마에서 가장 눈에 잘 보이는 건물인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기념관도 지나가고,



다시 캄피돌리오 언덕을 지나서,



대전차 경기장 너머에 있는 팔라티노 언덕의 측면을 보면서 버스는 달렸다.



그리고 다시 도착한 콜로세오에는 빠르게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엄청 재미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장갑차 같은 군인의 차가 도로를 엇갈리게 가로막고 있고, 버스는 그 사이를 지그재그로 돌아서 다녔다. 야간의 테러 위험을 예방하는 차원이겠지?








콜로세오를 여기 저기, 가깝게 멀리로 보면서 사진을 찍어댔다.





10시. 콜로세오 야경 투어를 마치고 귀가했다. 긴 하루에 어르신이 무리하신 듯 하다. 코도 심하게 골로 헛소리도 하신다. 내일은 좀 여유있게 다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