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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이탈리아(2018)

로마 5일 : 카피톨리노 박물관 - 베네치아 광장 - 예수성당 - 라르고 디 토레 아르헨티나

by 그랑헤라 2018. 4. 23.

4월 22일 일요일


7시 30분.

느즈막하게 눈을 뜨니 어르신은 이미 아침 미사에 가셨다. 7시에 입장이 가능한 성베드로성당이니 이 시간엔 이미 성당 안에 계시겠지.

11시가 넘어도 오시지 않았다.

"내일은 캄피돌리오 광장에 혼자 다녀올테니, 이모는(어르신은 나를 이모라 부른다. 우리의 중심엔 현근이가 있으니까) 나를 신경쓰지 말고 하고 싶은 거 해요"

어젯밤에 어르신이 나에게 한 말이었다. 

'혹시 혼자서 버스표 사서 캄피톨리오 광장에 가셨나? 길을 잃어버리면 어쩌나?" 엄청 걱정이 되었다. 


'왔다 갑니다. 1시에 오겠습니다.'

내가 어르신을 찾아서 나간 사이에, 어르신은 돌아와서 쪽지를 남겨놓고 또 나가셨다. 시내까지 나가지 않아서 다행이다.


12시 30분, 어르신이 돌아왔다. 성베드로 성당에서 서품수여식이 있었는데 거기에 가셨었단다. 입장권이 있어야 했는데, 오래 기다린, 말은 통하지 않으나 절실한 표정을 갖고 있었고, 늙은이라고 봐줘서 입장했다고 한다. ㅎㅎ, 내가 거기에 있었으면 절대 입장 불가지.




집에서 점심을 먹은 후, 캄피돌리오 광장으로 갔다. 집에서 81번 버스를 타면 한번에 갈 수 있어서 편하다.





일요일이라서 그런가? 더 북적이고 행사도 더 많은 듯 하다.



어르신은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고, 난 카피톨리노 박물관엘 가기로 하고 헤어졌다. 

박물관은 시청 양쪽에 있는 콘세르바토리궁과 누오보궁을 사용하는데, 두 궁은 지하로 연결이 되어 있고, 입장료는 15유로이다. 



20여 년 전에 로마를 처음 왔었는데, 그 당시엔 짧은 일정에 미친 듯이 구경하느라고 어디가 어딘지, 뭐가 뭔지 모르고 따라 다녔었다. 이 박물관도 그 때에 왔던 기억이 있다. 이 파티오만 생각났다. 




대리석으로 만든 작품이다. ㅎㅎ 돌 레이스라니!!

일단 박물관의 작품을 살펴보자.




로마의 시조라고 하는 로물루스 형제가 늑대의 젖을 먹는 장면이 꽤 많이 그려졌다.



옛날 로마인의 복장은 참 원초적이다. ㅎㅎ



발에 있는 가시를 빼는 소년이다. 꽤 유명한 작품인 듯 하다.




홀로페르네스의 머리를 베는 유디트의 모습은 스토리가 극적이어서 그림 소재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 



메두사 두상. 이것도 꽤 인기있는 작품이다.



터키 셀축에서 많이 보았던 풍요의 여신.. 이름이 뭐더라? 까먹었다.



사자 껍질을 뒤집어 쓰고 사과를 들고 있는 걸로 봐서 분명히 헤라클레스다. 이렇게 알아 볼 수 있는 작품이 나오면 엄청 반갑다.



작품을 보다가 작품 보다 더 눈이 띈 '삼성'표시. 오디오 가이드가 삼성의 기술이 이용되었나보다. 여기 TV도 삼성이더라. 오너 일가가 깔끔하기만 하면 참 자랑스러운 기업일 텐데....




전체 작품의 극히 일부만 찾은 유물이다. 이런 것도 꽤 많았다.



엉덩이라 자극적인 금빛 젊은이, 앞 모습은 더 자극적이다. ㅎㅎ



아기답지 않게 성숙한 아기 조각상.



SPQR은 Senatus PopulusQue Romaus의 약자로 '로마의 원로원과 인민'이라는 라틴어다. 오늘날 로마시의 모토이며 도시 문장, 시내의 수많은 공공건물, 분수, 맨홀뚜껑에서도 찾을 수 있단다.  그런데 그 아래에 조각성의 표정은 꽤 괴기스럽다.




루벤스가 그린 로물루스 형제, 여기로 여행을 왔었나?



또 유디트.



두 박물관을 연결하는 지하통로이다. 

이 곳에 옆길이 있는데, 그 곳으로 가면 포로 로마노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시청 뒷쪽으로 갈 수 있다. 외부에서 어떻게 들어가나 궁금했었는데 바로 박물관의 일부였던 것이다.



이 곳에서 보는 포로 로마노의 광경이 최고이다. 보는 사람이 마치 로마의 왕이 되어 내 도시를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다른 곳에서는 느끼지 못했는데, 이 곳에서는 실제로 고대 로마로 들어간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한다.





셉티미우스 세베루스의 개선문 옆에는 로마 도로의 기준점이 있다고 했었다. 바로 개선문 오른쪽 옆에 있는 저 원통형 돌이 그것이었나보다. 어제는 찾지 못했었는데, 위에서 내려다 보니 쉽게 찾아졌다.



박물관의 한 구석에 있는 매력적인 여인 혹은 여신이다. 




누오보 궁으로 갔다. 규모가 좀 작으나 유명한 작품은 여기에 다 있다. 





나에게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다. 오른쪽 가슴 아래에 상처를 입고 괴로워하는 군인(?)이다. 표정이 리얼하다.




이 박물관에서 제일 유명한 카피톨리니의 비너스이다. 이 작품을 제대로 찍을 시간조차 없이 급하게 다녔다. 








2시간 동안 정신없이 뛰어다니며 관람을 했다. 이 박물관을 돌아보는데 2시간이란 시간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한 달 이상 묵어봐야겠다.



어르신이 발견한 휴식장소이다. 박물관 카페 바로 아래에 있는 곳으로 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전망이 엄청 좋다.





박물관으로 달려가다가 박물관에 자리가 다 찼다고해서 그냥 거리에 뒹굴고 있는 유적이다. 흔한 모습이지.



베네치아 광장으로 갔다.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기념관은 너무 웅장하고 높아보여서 들어갈 생각도 못하고 그냥 사진만 찍기로 했다.






이젠 휴식시간.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맥주 한 잔 하는게 최고의 휴식이다.




카페에 앉아있으니 평범한 교회 하나가 보였고, 사람을이 드문 드문 들어가고 있었다. 우리도 잠시 들러보기로 했다.

깜짝 놀랐다.



엄청난 천정화라니...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바치차가 그린 천정화, 예수의 이름으로 거둔 승리란다. 엄청 화려하다. 이런 걸 바로코 그림이라고 하지. 이게 그림인지 조각인지 엄청 헷갈리는데 책을 보니 그림이란다. 엄청난 착시다.

창으로 오후 빛이 들어와 엄청나게 성스럽게 보였다. 거기다가 성당 내부에서는 그림과 조각을 설명하는 소리와 음악과 빛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내가 보았던 중에 가장 화려한 교회이다. 



라르고 디 토레 아르헨티나 주변을 빙빙 구경하면서 버스를 기다렸다. 우리 나라 기준으로 보면 참 애애한 유적이다. 확 밀어버리고 개발하고 싶은 곳에 있는 유적이지. 



한 곳만 보고 들어오려고 했으나 걷다 보니 또 무리가 되는 하루를 보냈다.

남은 음식을 처리해야 하기에 밥을 하고 남은 반찬으로 저녁 식사를 끝으로 하루를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