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3일 목요일
아침, 주인아주머니와 숙박비 계산하고, 관광 정보 받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방에 와보니 어르신은 벌써 나가셨다. 12시에 들어오신단다.
11시가 넘어서 나도 나갔다.
산 로렌조 성당으로 갔다. 그 곳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는 어르신은 보았다. 난 미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성당 여기 저기를 구경했다.
웅장한 성당이다. 천정화도 멋지고
한 작은 예배당의 벽화는 특히 멋지다. 이 곳은 정숙과 카메라 플래쉬에 민감하다. 관리를 하는 분이 쉬지 않고 주의를 준다.
성당 맞은 편의 옛 화폐교환국에 잠시 들어갔다 나왔다. 주인 아주머니가 멋진 홀이라고 했는데....(화폐교환국인줄 알았었는데, 아니었다. 화폐교환국은 정말 멋진 홀로 박물관이다. 이 홀의 이름은 뭐지? 움브리아 미술관에서 내려다 보이는 곳이다.)
오늘 아씨시를 가려고 했다가 비가 내려서 포기했다.
부슬거리는 비라서 구경 다니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었으나 상쾌하지는 않다.
소르벨르 궁전으로 갔다. 궁전이라기 보다는 저택 정도이다. 가이드 투어를 기다리면서 테라스로 나갔는데, 거기에서 내려다 보는 골목 풍경이 압권이다.
영어 가이드를 따라 다녀서 제대로 이해를 하진 못했다. 그러나 이렇게 멋진 도서관을 가진 집을 구경할 수 있다니 현명한 선택이었다.
이 특별한 샹들리에도 멋지다.
저택의 입구 앞에는 우물이 하나 있다. 저택 입장 티켓을 끊을 때, 우물 구경 통합권으로 끊었다.
에트루스코 우물의 안내판을 따라가니 건물의 안쪽 공간으로 가게 되었다.
그리고 우물 관람 입구가 나왔다. 한꺼번에 10명이 입장할 수 있고, 지금 현재는 1명이 들어 있고, 지금까지? 아니 오늘인가? 어쨌거나 총 42명이 입장했단다.
어르신이 입장하자 숫자가 변했다.
우물을 구경하기 위한 공간이 나타났다. 놀라웠다.
꽤 깊이 판 우물이다. 지금도 물이 넘쳐 흐른다.
우물의 보고 나와서 근처에 있는 피자집으로 갔다. 오면서 보니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고, 불타오르는 화덕을 보니 입맛이 동했다.
내가 주문한, 멸치액젓 냄새가 나는 피자 나폴리, 어른신은 식당에서 추천해준 피자 이머전시. 난 짭쪼름하고 액젓 냄새가 강한 피자 나폴리가 더 좋다.
나오는 길에 계속 화덕에서 피자를 구워내는 아저씨를 한 방 찍었다.
주인 아주머니가 알려준 로카 빠올리나로 갔다. 이것에 대한 아무런 정보가 없었다. 뭔지도 모르고 갔다가 엄청나가 큰 규모의 지하도시 모습에 깜짝 놀랐다.
음악소리가 요란한 곳으로 가니 페루자에 대한 역사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영상을 상영하고 있었다. 아주머니가 말한 곳이 바로 여기였구나.
매우 인상적인 곳이었다.
로까 빠올리나의 한 입구로 나와서 익숙한 계단길을 지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한 시간 정도 쉬었다. 어르신은 다시 센트럴로 갔고, 난 반대쪽에 있는 성당으로 갔다. 산 도메니꼬는 휑하니 크기만 한 공간인데 제단 위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매우 인상적이다.
성당은 고고학 박물관에 붙어 있다. 내일 시간이 되면 꼭 와봐야겠다.
이 돌공은 뭣에 쓴 물건인고???
이 쪽은 좀 낙후된 지역인 것 같다.
독특해서 들어가 봤더니 음악학원이었다.
그냥 흔한 성문을 지나서 산 피에트로 성당으로 갔다.
"마담, 여긴 박물관 겸 성당이라 입장료가 있어요. 5유로예요." 입구에 있는 젊은 남자가 말했다.
난 아무런 미련도 없이 지갑을 꺼냈고, 20 유로 짜리 지폐를 냈다.
"이 기계가 작동이 안되서요. 그냥 들어가세요."
'뭐지? 금방 입장료 내라고 하더니....'
"그라지에" 하고는 얼른 들었갔다. 그리고 바로 깜짝 놀랐다.
내 인생에서 두번째로 충격적인 성당이다.
산 크로스토발 델 라스 까사스 근처에 있는 차물라성당을 넘어설 곳은 없고, 그 다음이 이 성당이다. 매우 토템적인 느낌이다. 천정화며 벽화며 모든 것이 카톨릭적인데 왜 이렇게 무당집 같은 느낌이 나는 걸까?
성당을 세 바퀴나 돌면서 꼼꼼하게 구경을 했다. 촛불도 두 개나 켰다. 너무나 인상적인 성당이었기에 나오면서 티켓 기계를 고쳤냐니까 그렇다고 해서 입장료를 내겠다고 했다. 공짜로 보기엔 너무 미안한 곳이었다.
그런데 만족한다니 그것으로 됐단다. 쿨한 직원이다.
이 성당은 외관도 충격적이다. 도무지 관리를 하지 않는 느낌이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페루자의 메인 게이트인 마르지야문을 가서 사진 한 방을 찍고 왔다.
저녁을 먹은 후, 아경을 보려고 다시 역사지구 중심으로 갔다.
비도 오고 바람도 강해서 사람이 거의 없었고, 썰렁했다. 야경이라고 별 특별한 것도 없다.
휘이~~ 둘러보고 집으로 내려오랴고 에스컬레이터 있는 곳으로 갔더니, 에스컬레이터는 멈춰 있고, 입구에는 가로막이 있었다. 뿌니쿨라 같은 엘리베이터도 멈추었다. 이런!!!
옆에 있던 남자들에게 물어보니 운행이 끝났단다. 그러면서 내려가는 길을 알려주었는데, 내려오다 보니 그 쪽은 공사로 막혀 있었다.
다시 올라가서 낮에 걸었던 곳으로 나오려고 했다.
조금 갇다보니 성문이 나왔고, 나와보니 집 근처에 있는 바로 그 문이었다.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가 멈춰서, 그리고 계단까지 막혀있어서 당황했는데, 어찌 걷다 보니 최단 거리의 길로 내려오게 되었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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