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장 클로드 카리에르
번 역 : 이세욱
출판사 : 샘터
출판연도 : 2007년 8월 (내가 인터넷 중고서점에서 구한 것이 1쇄본다. 그 이후에 많이 팔렸을 것 같지는 않은 책이다.) 마케팅에 '이택수'라고 한다. 이 '이택수'가 그 '이택수' 일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제목에 나오는 지명, 바야돌리드 때문이었다. 지금은 쇠락한 것 처럼 보이는 한가한 도시 바야돌리드는 역사적으로 꽤나 중요했던 스페인의 중심지 였었단다. 그 조용한 도시에서 3달 동안 지내면서 좋은 기억이 많았던 나는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알고 제일 먼저 구하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부뉴엘에게 헌사했다. 그 부뉴엘 맞다. 면도칼로 동공을 자르는 그 끔찍한 장면을 찍은 그 영화감독. 웬일인가 했더니, 저자인 카리에르는 극작가이고 부뉴엘과 많은 작업을 했다고 나온다.
바야돌리드 논쟁은 1550년에 시작되어 이듬해까지 이어진 역사적인 사건으로, 149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그 이듬해에 교황 알렉산데르 6세가 에스파냐와 포르투갈의 신대륙 지배를 인정한 뒤로 유럽에 형성된 두 갈래 사조를 가장 첨예한 형태로 나타난 사건이란다.
라스까사스와 세풀베다가 직접 논쟁을 한 것은 아니지만, 저자는 이 역사적인 사건에 자신의 상상력을 발휘하여 역사소설을 만들어냈다. 읽으면서도 소설이라기 보다는 역사의 한 장면인 것 같았다.
철학자 세풀베다는 자신의 저서가 도미니크 성직자들에 의해 출판 거부를 받게 되었고, 그것을 판단하기 위해 교황청에서 추기경을 파견하여 5일 동안 논쟁이 진행되는 형식이다.
에스파냐와 중남미에 관심이 지극히 많은 나는 무척 흥미롭게 읽었다. 라스까사스 주교에서 깊이 공감하면서 말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기독교의 편협함과 완고함이 많이 나타난다. 라스까사스 주교는 그런 자신의 종교에 대해 회의가 없었을까? 그것을 해결하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느꼈을까?
인상적인 구절들:
- 대답을 나중으로 미루는 것은 설령 그 방법이 세련되었다 해도 대답하기가 곤란한 속사정을 감추는 것이기 쉽상이다.
- 아마도 주님께서 내 발걸음이 닿는 곳에 그토록 위험함 널빤지를 놓아 두신 것은 두 사람의 싸움을 중단시키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이런 긍정적인 추기경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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