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안나 가발다
번 역 : 이세욱
출판사 : 문학세계사
출판연도 : 초판 1쇄 2002년 11월 20일 (내가 읽은 책은 4쇄 2007년 9월 14일)
2인극으로 연극 무대에 올리면 딱 좋은 작품이다. 벌써 시도했을지도 모르겠다.
남편 아드리엥은 사랑하는 다른 여자에게로 떠났고, 시아버지인 피에르는 좌절과 상처를 받은 끌로에와 그녀의 두 딸을 시골집에 데리고 간다. 시골집에 머무는 사흘(? 정확히는 모르겠다.) 동안, 가부장적이고 무뚝뚝한 피에르는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며 끌로에에게 현실을 이겨내기를 바란다. 그런데 그게 위로인지 아니면 떠나버린 아들을 변명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시골집이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사흘 동안 두 사람은 많은 이야기를 하고, 그것이 이 소설의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야기를 점점 확장되고, 나는 그 속으로 점점 빠져들었다. 이 단순한 플롯인데도 결로 단순하지가 않은 이야기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섬세한 이야기를 번역한 사람이 바로 이세욱, 남자라는 것이다. 번역가에게 이토록 관심이 가기는 처음이다. ㅎㅎ
짧고 쉬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사전을 찾아야 하는 낱말들이 10개 이상 나왔다.
---- 옹송그리다, 뻘때추니, 어리보기, 생급스럽다, 시시풍덩, 산망스럽다, 알근하다, 용마름, 처성자옥, 에움길, 이세욱은 이런 낱말들을 어떻게 찾아내는 걸까? 설마 이런 말들을 평소에 사용하는 것은 아니겠지?
두 사람의 대화 속에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장 지오노나 파울로 코엘료가 등장하고 최근에 자주 듣게되는 사라 베르나르도 나온다. 또한 끌로에가 말한 '캔디'는 그 만화영화 속의 캔디는 아니겠지? 이렇게 내가 아는 인물들이 나오면 괜히 반갑다. ㅎㅎ
이 소설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절.
피에르가 마틸드 쿠르베에 대해 설명하며 하는 말: 그녀가 가진 거라곤 추억과 친구들 뿐이었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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