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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영화보기

빌리 엘리엇

by 그랑헤라 2017. 1. 18.



CGV에서 오래 전의 영화들을 재개봉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비디오와 DVD로 20번 이상을 본 빌리 엘리엇을 극장에서, 그것도 사운드가 빵빵한 요즘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은 큰 행운이다.



T-Rex의 앨범을 턴테이블에 걸면서 시작되는 영화는 음악영화라고 분류를 해도 좋을 만큼 전반에 걸쳐서 음악이 매력적으로 사용된다. 

빌리와 윌킨스 선생님이 매달려 건너는 독특한 다리 장면에서 고요한 강을 건너는 쇳덩어리들이 백조의 호수 중에서 정경에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 샌드백을 치는 빌리와 시위를 하는 광부들과 그것을 막는 경찰들의 모습이 발레를 위해 연주하는 투박한 피아노와 어찌 그리 쫙쫙 맞아떨어지는지, 빌리가 이동 도서관에서 발레 책을 몰래 가져오는 장면에서의 음악이라든지.... 빌리 엘리어트에서 사용된 티렉스의 음악을 비롯한 모든 음악이 절묘하게 사용되었다.



권투보다는 발레에 끌리는 소년 빌리의 내면을 다양한 춤을 통해 표현된다. 제이미 벨의 정교하게 다듬어지지는 않았으나 내면을 강렬하게 표현하는 춤은 그래서 우리를 더 감동시킨다.



이 영화는 1980년대 영국의 탄광마을 더럼을 배경으로 한다. 대처의 신자유주의 보수당 정권은 탄광 폐쇄를 하려하고 그에 맞서서 영국 탄광 조합은 전면적인 파업 투쟁을 전개한다. 

많은 장면에서 파업 과정이 드러나고 그 어려움 속에서도소년의 꿈이 자라게 된다. 빌리의 꿈이 커갈수록 파업은 점점 어려움 속으로 빠지고, 드디어 빌리가 로열발레스쿨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받은 날에 파업 시위가 실패는 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또한 빌리가 꿈을 찾아 런던으로 떠나는 날에 아버지 재키와 형 토니는 지하 막장으로 내려가게 된다.

(요건 사설인데, 광부들이 막장 아래로 내려가는 장면은 뮤지컬에서 훨씬 드라마틱하게 표현된다.) 



마을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어렵게 응시한 발레학교 오디션에서 어색한 분위기와 만족스럽지 못한 춤과 불미스런 폭력과 시원하지 못한 대답으로 낙방이 거의 확실시 되었다. 모든 것을 마치고 일어섰을 때, 심사위원 중 한 명이 질문을 한다.

"출을 출 때 어떤 기분이 들지?

이 질문에 어정쩡하게 시작된 빌리의 대답은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바꾸어 놓는다. 

"...모르겠어요... 그냥... 기분이 좋아요.... 조금 어색하기도 하지만 한 번 시작하면 모든 걸 잊게되고....그리고.... 사라져버려요....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아요... 내 몸 전체가 변하는 기분이죠. 마치 몸에 불이라도 붙은 느낌이예요. 전 그저 한 마리의 날으는 새가 되죠. 마치 전기처럼... 네, 마치 전기처럼요."

이 장면에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마지막 장면은 25살이 된 빌리가 매듀본의 백조의 호수에서 무대 위로 힘차게 도약을 한다.

아담 쿠퍼가 추는 이 백조의 힘차고 시크한 몸짓은 전율이었고, 그래서 이 공연을 찾아서 관람을 했었다.




빌리 엘리엇, 볼수록 새롭고 눈물이 더 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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