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마다 서울에 가게 되었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했지. 간 김에 광화문 촛불집회에도 가고, 남은 시간에 전시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우선 말러 밴드에서 알려준 '한국 미술사의 절정' 전시회에 갔다. 노화랑은 규모가 작은 곳이었고 전시된 작품 역시 몇 점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 점 한 점이 모두 주옥같은 작품이다.
제일 보고 싶었던 것은 달항아리였다. 두 개의 달항아리가 있었는데 균형 잡히지 않고 일그러져 더욱 편안하고 여유롭다. 화랑을 들어서자마다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나서 준비가 안된 상태로 작품을 만나게 되었다.
김환기의 작품들이 달항아리를 둘러싸고 있었다. 두꺼운 한지에 살짝 번진 점을 찍어 만든 작품과 다른 방식으로 같은 느낌을 낸 작품들이 역시 편안하다.
이층으로 올라가면 겸재의 박연폭포가 있다. 일필휘지로 칠한 바위 절벽과 시원하기 비워진 물줄기가 거침없다. 보기만 해도 거침없고 시원한데 그 아래서 폭포를 바라보는 세 사람의 표정이 귀엽다. 그리고 그 옆에 세워진 집인지 정자인지는 영 균형이 맞지 않는데, 그래도 좋았다.
그 옆에는 김홍도의 죽하맹호도가 걸려있었다. 가기 전에는 송하맹호도 인줄 알고 갔는데 약간 실망이었다. 호랑이는 소나무 아래의 호랑이가 더 매력적인데, 이 그림은 대나무가 무척이나 좋았다.
촛불집회에 함께 나가기로 한 친구와의 약속 시간이 아직도 남아 있었다. 근처에 있는 가나아트센터로 갔다. 전관을 한 사람의 전시를 하는 것은 드문 일인 것 같은데, 윤명로라는 화가의 회고전이 열리고 있었다.
상당히 인상적이고 괜찮은 전시였다. 처음 들어본 윤명로란 화가가 엄청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80대의 노화가는 10년 정도를 주기로 작품이 변해왔고, 내게 가장 좋았던 작품은 최근 2015년도의 작품인 크지 않은 판화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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