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이야기/영화보기

자전거를 탄 소년

by 그랑헤라 2017. 6. 10.



장 삐에르 다르덴과 뤽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처음 본 것은 '내일을 위한 시간'이었다. 복직을 위해 동료들을 설득하는 산드라의 이틀 동안의 시간을 보여준 매우 인상적인 영화였다. 그리고 올해, 포스터를 보고 선택했다가 무릎을 친 영화 '언 노운 걸'이 있었다. '언 노운 걸'을 보고 다르덴 형제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래서 자전거를 탄 소년을 다운받았다. 


자신이 버림받은 것에 대해 상처가 깊은 시릴은 무표정하고 불안불안하고 집요한 아이가 되었다. 거기다가 자학을 하기 까지 한다. 끝까지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모습이나 미용실 세면대의 수돗물을 계속 틀어놓고, 냉장고 문고리를 끊임없이 똑딱거리는 장면은 등짝 스매씽을 날리고 싶게 했다. 그런 아이가 교실에 꼭 하나씩은 있게 마련인데, 그런 기억이 나서 짜증이 더 났다. 그러면서도 그 아이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생각하면 더 짜증이 났다.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의 문제이니까.


다행히 아무 이유도 말하지 않지만 미용사인 사만다가 주말위탁모가 되어 서로의 관계를 만들어 가면서 시릴이 점차 상처를 치료해간다. 결말에서 자신의 방망이로 치고 돈을 훔쳤던 행동과 피해자의 폭력을 피해 나무로 올라갔다가  돌을 맞고 떨어지는 것으로 자신의 짐을 퉁쳐버렸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는 아주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소박하고 법이 없어도 살 것 같은 사람들이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악을 서슴없이 선택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 악이 엄청나게 사회적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나도 그렇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