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7일 목요일
여행 14일 – 삐삭
난 여행을 하면서 크고 유명한 곳 보다는 작고 덜 유명한 마을에 묵는 것을 좋아한다. 여건이 그리 녹녹하지는 않지만 가능하면 그런 곳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삐삭, 꾸스꼬의 전체적인 지도를 보았을 때, 가장 눈에 들어오는 곳 중에 하나였다. 마추픽추를 가는 길에 작은 마을들을 돌아보면서 다녀오기로 했다.
삐삭으로 가는 길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꽤 높은 산을 넘어서 우루밤바 강을 내려다 보면서 꼬불꼬불 돌아서 도착한 곳이 삐삭이었다.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삐삭, 깔까, 우루밤바, 오얀따이땀보로 이어지는 이 계곡이 바예 데 사그라다, 즉 성스러운 계곡이었다. 아비앙카 항공을 타고 오면서 보았던 항공사 잡지에 소개되었던 곳이 바로 이 곳이었던 것이다. 선택은 잘한 것 같다.
정원이 예뻐서 선택한 숙소는 아주 만족했다. 전체적으로 명상을 하는 듯한 느낌을 장소였고 주인인 듯한 남자의 인상도 매우 선하고 친절하였다. 겨우 하루 묵기에는 좀 아쉬운 곳 이었다.
짐을 정리해 놓고 비를 피해가며 센트럴 쪽으로 갔다. 좁은 골목 가운데에는 물길이 반듯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어제 갔었던 친체로의 골목에도 그랬었는데, 이 곳 잉카인들이 물을 어떻게 관리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센트럴에 위치한 광장에는 빈 곳이 없을 만큼 빼곡하게 기념품 판매대가 늘어서 있었다. 몇 겹으로 되어 있어서 그 속에서도 골목이 만들어져 있을 정도였다. 그것 말고도 골목과 골목에 모두 레스토랑과 까페와 기념품 상점들이었다. 관광객에 비해 넘쳐나도록 많은 숫자였다. 친체로도 그랬는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거지?
유적지가 있는 산에 오르기 위해 올라갔고, 입장권에 도장도 찍었는데, 빗줄기가 점점 더 세어졌다. 결국 내일 다시 시도하기로 하고 내려와서 분위기가 괜찮아 보이는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이 곳의 전통적인 음식이라는 끼누아스프를 주문했는데, 웬만한 것은 다 소화하는 나도 다 먹지 못하는 맛이었다.
‘여기에 맛있는 빵집이 있다고 했는데....’ 이 골목 저 골목을 다니다가 자연적인 화덕을 발견했고 들어가 보았더니, 바로 거기가 빵집이었다. 현지인들은 일반적인 빵을 사가지고 갔고 관광객들은 갖가지 소가 들어있는 빵을 한 개씩 집어 들었다. 할 일이 없는 나는 옆에 있는 까페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실실 놀면서 구경을 했다. 그 곳의 한 구석에는 꾸이를 키우는 삼층 짜리 꾸이집이 있는데 실제로 예닐곱 마리의 꾸이를 키우고 있었다.
“이것으로 꾸이요리를 만들어요?”
아니라고는 대답했지만, 그건 모를 일이다. 우리 나라의 개고기가 어떤 개인지 모르는 것처럼..... 실제로 꾸이를 보니 절대 꾸이구이는 먹지 못할 것 같았다.
굵은 비가 내린 하루, 본의 아니게 차분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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