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6일 수요일
여행 13일 – 모라이, 살리네라스 4륜모터 투어
7시 50분, 시간 맞춰 투어회사 앞으로 갔다. 많은 사람들이 승합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떠났는데 나를 부르는 버스는 없었다. 30분 정도 기다렸더니 그제서야 나를 불렀다. 투어 손님은 나와 리마에서 온 여자아이(Jeannete:어떻게 발음하는지 모르겠다.) 딸랑 두 명이었다. 이건 좀 인원이 많아야 재미있을 텐데....
헤아넷과 나 그리고 가이드를 태운 승용차는 시골마을 창고로 갔고, 창고 안에는 4륜 모터가 그득했다. 작동이 장난감 만큼이나 간단한 4륜모터를 마을길을 왔다갔다 하며 연습을 조금 했다. 그런데 헤아넷의 운전 실력이 영 신통치가 않아서 걱정이었다.
모라이로 이동하는 길은 탁 트인 벌판과 뭉게 뭉게 피어오르는 구름으로 한 폭의 풍경화가 따로 없었다. 헤아넷은 멋진 경치가 나오면 멈춰서 사진을 찍곤 했다. 운전 연습으로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는데 사진 찍기로 더 늦어졌다.
잉카의 농업 시험장이라는 모라이는 2년 전 부터는 원형 내부로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단다. 우린 내려갈 의미를 찾지 못하고 위에서 사진만 찍고 설명만 들었다. 고도의 따른 온도 변화를 용하여 윗부분은 추운 곳에서 자라는 감자를, 아래쪽은 따뜻한 곳에서 자라는 코카를 심어서 연구를 했단다. 포토그래퍼인 헤아넷은 모델로도 완벽했다. 장소의 변화도 최대한 주고 포즈도 똑같은 것이 없었다. (나중에 헤아넷의 페이스북을 보니 정말 멋진 사진들이 많았다.)
한 쪽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살리네아르가 그 쪽 방향인가 보다. 우리는 먹구름 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한 시간 정도 달렸을까? 중간에 몇 방울의 비도 맞았으나 다행히 먹구름은 우리가 가는 길을 피해서 산언저리에는 비를 뿌리고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어서 살리네아르에서는 20분 밖에 시간을 주지 않았다. 살리네아르는 염전으로 땅 속에 스며있는 염분이 졸졸거리는 물(물은 따뜻하고 짜다.)에 녹아내려오고 그 물을 받아서 증발시키는 방법으로 계곡에 계단식으로 작은 염전들이 끝없이 만들어져 있었다. 천천히 걸어보면 좋은 곳인데, 그냥 사진만 찍고 나왔다. 어떤 곳에서 사진을 찍어서 멋지게 나오는 곳이었다.
이미 많이 늦은 시간. 오후 일정이 없는 나야 괜찮지만 헤아넷은 오후에 시티투어가 있다고 했다. 이 철없는 아가씨는 우리가 왜 지체되었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늘 뒤에서 따라가던 내가 속력을 내서 헤아넷을 따라잡았다. 최대 속력이 50Km가 넘게 나왔다. 이 정도 속력이면 많이 늦지는 않겠지만, 한참 뒤처져 달리는 헤아넷을 보니 좀 안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한참을 전속력으로 달리다가 다시 뒤로 가서 보조를 맞춰주었다. 창고에 도착하니 한 시간이나 늦어졌다.
돌아오는 길에 나는 친체로에서 내렸다. 다시 오려면 하루를 시간을 내야 하지만 가는 길에 내려서 돌아보면 좋을 것 같았다.
멋진 성당(내부가 굉장히 토속적이었는데 사진 자체를 찍지 못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것이 이해가 되는 성당이었다.)과 계단식 밭과 예쁜 골목이 있는 작은 마을이었다. 마을 전체가 옷감을 짜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라서 많은 여자들이 성당 광장에 물건을 늘어놓고 있었으나 그에 비해 관광객은 너무 적은 곳이었다. 지금이 성수기가 하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없었다. 커피를 마시러 들어간 곳에서 식탁 러그 3개를 450솔에 구입했다. 헐, 10만원이 넘는 금액. 내 여행사에서 가장 큰 기념품 구입일 것이다.
꾸스꼬로 떠나려고 하는 미니밴을 달려가 잡아타고 돌아왔고, 먼지투성이가 되었기 때문에 샤워를 하고 깜빡 잠이 들었다. 8시가 훨씬 넘어서 마추픽추에서 돌아온 환진이 일행과 맵다는 닭고기를 먹으러 갔다. 구이도 튀김도 찜도 아닌 닭날개와 다리를 매콤한 바비큐 소스를 바르고 토실하게 구운 감자와 곁들여 주는데 엄청 맛있었다.
나에게는 맛도 양도 충분히 만족한 곳인데 젊은이들에겐 너무 양이 적은 곳이었다. 헤어지면서 아이들은 켄터키치킨에 가서 더 먹고 들어간다고 했다. 그리고 그게 우리의 마지막 만남이었다. 아이들은 뿌노를 거쳐 볼리비아로 간다고 했다. 멋진 여행을 계속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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