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대 인물인 서포 김만중의 구운몽은 그 옛날 국어 시간에나 들었던 책이었다. 뭐라고 배웠는지도 까마득한 상태였다. 성진이라는 사람도 아니고 신선도 아닌 인물이 여덟 선녀와 논다는 뭐 이런 이야기 쯤으로 알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 고전에서 그렇게도 중요하다는 책에 한 번도 관심이 없었다는 것이 마음에 걸려서 읽어보기로 했었다.
사 놓기는 했는데 첫 장의 한자를 보는 순간 이게 영 진도가 안나갔다. 결국 여행에서의 외로움을 달래기엔 읽히지 않는 책이 최고이므로 이 책을 들고 캐나다로 왔다. 그리고 나흘만에 읽기는 했다. 설렁설렁 읽어서 다시 읽어야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이 어린이용으로 해석되어서 출판된 책이 꽤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걸 어떻게 펴냈을지 궁금해졌다. 내용이, 참 거시기한데 말이다. 해설에서 보면 격조 높은 문체가 어떻고, 사상이 어떻고 그러는데, 내 삿된 상상력은 자꾸만 19금 이야기로 진행되었다. 이런 내용을 어머니를 위한 글로 썼다니 놀라울 뿐이다.
김만중이라는 인물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그 시대에 이런 잡스런 이야기, 특히 여자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하는 그런 이야기를 썼다니 꽤나 진보적인 지식인이었나 보다. 초상화를 찾아보니 그 형형한 눈빛이 예사롭지는 않았다.
하긴, 조선 후기에 실학이 존재했고, 학문이 높았던 김만중이 중국을 통하여 더 넓은 세상을 알고 있었으리라.
글의 마지막에 성진이 꿈에서 깨어나는 그 장면!!!! 아, 허무하여라. 그렇게 달달 외웠던 액자소설, 일장춘몽, 부귀영화의 덧없음.....을 깜빡했다.
헐, 그런데 저 표지 그림 속의 저 사람?은 뭐지? 이 그림의 원본에 저렇게 그려져 있는 거야? 이걸 어디에서 확인해야 하는거야?
난 아직 구운몽의 가치를 제대로 알지 못하겠다. 하지만 고전이라고 평가되는 책을 분명히 이유가 있다. 이 책의 해설에 보면 '구운몽을 읽는 재미'에 대하여 20쪽 정도로 설명을 해놓았다.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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