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5일 목요일
같은 북미 땅이니까, 가까우니까, 그렇게 생각하고 상은이가 살고 있는 오레곤엘 방문하기로 했고, 그래서 일찌감치 비행기 티켓을 예매했었다.
그런데 아니었다. 환승하는 공항에서 어리버리할까봐 토론토 공항에서 3시간 넘게 기다리는 비행기표를 샀더니, 몬트리올 출발에서 상은이네 집에 도착하기까지 12시간이 걸렸다. 이거 같은 북미땅 맞는 거야??
그렇게 오후 1시 비행기를 타고 출발해서 밤 10시 정도에 상은이네 집에 도착했고(시차 3시간), 그냥 잠이 들었다.
6일 금요일. 아이들과 짐은 학교에 갔고, 상은이가 잠시 집안일을 하는 사이에 자전거를 타고 상은이네 동네를 둘러보았다. 상은이네 바로 옆 블럭부터는 숲 속에 있는 마을이었다. 엄청 멋진 집들인데 울창한 나무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는다. 언덕이 많아서 자전거 타기가 쉽지 않았으나, 걸으면서 천천히 이 여유로운 마을을 둘러보았다.
그 독특한 주택 중에 가장 두드러진 집이 상은이네 집이다. 1972년인가? 이 집에 지어질 당시에 '올해의 주택'에 선정된 역사적이고 인정받은 집이란다. 구조가 매우 독특하다. 우리 나라 드라마의 '회장님 집'을 촬영하면 딱 어울릴 그런 디자인이다.
집에 그랜드 피아노를 놓고 사는 집은 실제로 처음 봤다. 이 그랜드 피아노 앞에서 아이작은 아직은 도.레.미둘셋, 도.레.미둘셋...을 띵똥거린다. ㅎㅎ
오전에는 상은이네 학교인 코반대학교에 가서 상은이 연구실도 둘러보고, 숲 속에 있는 한적한 학교를 구석구석 둘러보았다. 상은이와 내가 지나가는 사이에 많은 학생들과 선생들과 직원들이 상은이와 인사를 했고, 상은이는 나를 그들에게 소개시켜 주었다. 타지에 와서 이렇게 멋지게 자리를 잡은 상은이를 보니 은근히 자랑스러웟다. 그런데 사진을 없다. 찍는 걸 깜빡했다.
오후엔 윌래밋강가에 있는 리버프런트 시티공원엘 잠시 들렀다. 고요한 강가에 있는 공원의 시작 부분인데, 민토-브라운 아일랜드 공원과 연결이 되어 있었다.
윌래밋 강을 다니는 윌래밋 퀸이라는 오래된 배가 있다. 점심과 저녁 시간에 식사를 하면서 크루즈를 할 수도 있고, 낮 시간엔 그냥 크루즈만도 할 수 있었으나, 한강 유람선도 서울 사람들은 타지 않는 것처럼, 상은이도 이 유람선을 타 본 적도 없고, 있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
상은이와 나는 한국식당에서 거하게 저녁을 먹고 돌아오니, 짐과 아이작이 먹은 햄버거 봉투만 식탁 위에 뒹굴고 있었다. ㅜ,ㅜ. 아이리스는 오캐스트라 캠프에 갔다.
아이작은 잠들고, 우리는 와인을 마시며 이야기를 했다.
7일 토요일. 늘 쉴 틈이 없는 짐을 위해서 아이작을 데리고 토요시장에 나갔다. 10월이면 마무리라 되는 시기라서 규모가 많이 줄었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꽃을 파는 가게들을 비롯해서 많은 농산물 판매점이 열렸다.
토요시장이 열리는 곳에서 넓은 잔디광장을 사이에 두고 주청사 건물이 우뚝 서 있다. 주청사 건물이 우뚝 서 있는 것이 아니고, 골든 파이어니어가 우뚝 서 있는 것이다.
주청사 앞에서는 하비스트페스티벌이라고 해서 가족을 위한 자그마한 행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작은 호박들이 쌓여있고, 아이들은 자유롭게 호박에 그림을 그려 놓았다. 주청사 건물도 관람을 위해 오픈이 되어있었고, 그 안에서도 행사가 있었다. 규모는 작으나,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이 삼삼오오 참여하고 있었다.
골든 파이오니어 동상 아래를 개방하고 있었다. 세일럼에 10년을 산 상은이도 이런 기회는 처음이란다. 높은 건물이 없는 세일럼에서 가장 높은 건물 중의 하나인 주청사의 가장 높은 곳에서 세일럼을 내려다 보았다.
정말이지 평화로운 땅이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이 많은 도시라서 활력이 넘쳐 보인다.
아이작은 아빠에게 맡기고, 나와 상은이는 근처에 있는 와이너리로 갔다. 그리고 와인 테스트를 해보고, 간단한 투어를 참여했다.
세일럼에 대해서는 아무 정보가 없었는데, 구석구석에 볼 만한 곳도 많고, 이색적인 공간도 많은 것 같다.
8일 일요일
펌킨패치에 간다고 해서 그게 뭔가 했다. 그냥 할로윈을 준비하기 위한 호박을 사러가는 농장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농장에 만들어진 놀이공원 같은 느낌이었다. 규모도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것 저것 즐길거리도 많았다. 그래서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뛰어놀기에, 아니 아니, 힘이 들어서 절대 하루종인 뛰어놓지 못한다. 한나절만 놀면 완전히 지쳐버린다. 아이작과 아이리스가 그랬다. ㅎㅎ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
3시 15분. 아이리스와 아이작과의 아쉬운 이별을 하고, 또한 상은이와 짐과도 작별인사를 한 후에 헛셔틀을 타고 포틀랜드 공항으로 출발했다.
포트랜드 공항을 출발한 프로펠러 달린 작은 비행기는 낮게 날았고, 그래서 예상치도 못했던 멋진 풍경을 감상하며 밴쿠버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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