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햄릿 얼라이브를 보러 예술의 전당을 간 날, 마침 콘서트 홀에서는 조성진 피아노 리사이틀이 있었다. 티켓 발매 2분 만에 매진된다는, 아이돌 보다 더한 인기를 얻고 있는 조성진의 공연은 게으른 나로서는 티켓을 구할 수 없다. 분위기만 보러 콘서트홀로 먼저 올라갔다.
조성진 사진이 있는 포토존...ㅎㅎ 여기서도 줄을 30m 이상 서서 기다렸다가 사진을 찍는다. 조성진의 위상, 놀라워라. 엘리자베쓰 콩쿨에서 1등한 김선욱은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어쨌거나 17살 때부터 보아왔던 조성진이 이렇게 잘나가고 있으니 어쩐지 내가 키운 느낌이다. ㅋㅋㅋ
햄릿 얼라이브, 라이센스 공연인가? 했는데, 찾아보니 창극뮤지컬이란다. 그래서 쪼금은 걱정.
그러나 홍광호, 너만 믿고 간다!!!
오페라 극장에서 하는 안나까레리나에게 쫌 밀리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포토존이 멋지게 자리잡고 있으나, 사진 찍히기를 싫어하는 현근군이나 나에게는 그림의 떡.
내가 선택한 공연의 캐스팅이 참 좋다. 햄릿-홍광호, 클로디어스-양준모, 거트루트-김선영, 호레이쇼-최용민, 물론 홍광호 빼고는 모르는 배우들이지만 뮤지컬계에서는 꽤나 이름있는 배우들인가 보다. 어쨌거나 내가 선택한 배우들이 더블캐스팅 중에는 먼저 나와있는 사람들이니 더 인지도가 있다고 볼 수 있겠지.
긍정적인 면 ;
1. 무대가 멋지다. 돈 많은 CJ의 작품이라 그런가 보다. 무대가 간결하지만 고급스럽고 효과적이다. 빛과 거울과 기둥의 사용이 아주 효과적이다. 여담이지만, 거트루트의 방에 설치된 벽면 거울을 보고 박근혜의 거울방이 떠올라서 좀 웃었는데, 잠시 후 그 거울이 반으로 갈라지면서 보여주는 빛의 효과는 박근혜의 거울방 이미지를 싹 지워버렸다, 다행히....
천정에 붙은 거울은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조각 거울을 여러 장 붙여서 커다란 원형 거울을 만들었는데, 표면이 매끄럽지 않아서 앞의 사물들을 제대로 반사시키지 못했다. 이 거울은 오페라의 유령이나 오페라 파르지팔의 무대에서 차용해 온 것 같았는데, 제대로 반사시키지 못하는 거울은 좀 아쉬웠다.
2. 원작에 충실했다. 원작 햄릿의 대본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볼 수 있다. 난 원작은 심하게 훼손하는 작품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뮤지컬이 아닌 정통 연극을 보는 느낌이었다. 난 그게 좋았다. 여기서는 햄릿을 영국으로 데리고 가는 그 두 친하지 않은 친구들.... 그 두 배역을 코믹하게 표현하려고 했으나 별로 성공적이지는 않았다.
사실 햄릿이 줄거리가 그리 짜임새가 있는 것도 아니고, 원인과 결과가 딱딱 맞아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이 뮤지컬을 보려면 원작을 꼭 읽어봐야한다.
3. 역시 홍광호이다. 또한 거트루트를 맡은 김선영 배우도 완전 멋지다.
오필리어 역을 맡은 배우는 정재은 이란다. 멀쩡한 역을 할 때에는 "뭐지? 노래도 별로고 연기도 별로인 것 같은데...." 했다. 그런데 미친 연기를 할 때 알았다. 아! 이 배우는 미친 연기 때문에 선택이 되었겠구나. 미친 역활의 미친 연기이었다.
부정적인 면 :
1. 귀에 확 꽂히는 음악, 노래가 없다. 점점 들어보면 생길 수 있겠으나, 처음 보면서는 그런 노래가 없었다. 명색이 뮤지컬인데, 인상적인 노래가 두 세곡은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2. 1부에서는 집중이 안되었다.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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