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안 보스트리지의 겨울나그네 공연을 본 적이 있다. 젓가락처럼 삐적 말라서 어떻게 소리가 날까 걱정했는데, 성량이 크지는 않지만 노래가 매우 섬세하고 몰입시키는 힘이 굉장했었다. 가깝지 않은 자리에 앉았었는데도 그의 숨소리까지 들은 기분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몰입의 이유를 알았다. 보스트리지는 겨울나그네를 셀 수 없이 많이 공연했을 뿐 아니라, 학문적으로 제대로 분석하고 있었던 것이다.
500쪽 가까이 되는 꽤 두꺼운 이 책은 읽기가 쉽지 않았다. 가수이기도 하지만 역사학자이고 철학을 공부한 그의 이야기는 음악적인 이야기보다 철학적, 과학적, 역사적인 이야기가 더 많다. 도대체 보스트리지의 지적 영역의 한계는 어디야?
이 책을 읽으면서 각 곡마다 유튜브에 있는, 데이빗 올든이 감독하고 보스트리지의 노래와 줄리어스 드레이크의 피아노 연주로 만든 영상 ''겨울 나그네"를 한 번 보고, 피셔 디스카우의 노래를 반복하여 들으면서 천천히 읽었고, 어려운 부분은 슬렁슬렁 넘어갔다.
내가 자주 가는 우리 동네 까페 주인아저씨가 소개해 준 책인데,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이 책을 다 읽었다는 것으로 만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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