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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공연,전시 나들이

현대음악의 살아있는 전설 - 충북도립교향악단

by 그랑헤라 2018. 2. 28.

 

  

언제 보았더라? 지휘자 구자범이 경기필에 있었을 때 오페라 서곡 '장미의 이름'을 연주한 적이 있었다. 아마 그 때도 펜데레츠키의 곡도 연주가 되었었지 아마? 그 때 들었던 이 음악들은 매우 독특하고 드라마틱하고 멋졌었다.


사실, 우리 동네 오케스트라가 류재준과 펜데레츠키의 곡을 연주한다고 했을 때 좀 의아했다. 지휘자와 작곡자가 같은 학교 출신인 것이 연결고리인가??? 그런 건 잘 모르겠다.


오케스트라 규모가 상당히 커졌다. 아마도 객원연주자가 많은가 보다라고 생각되었다. 

예쁘장한 여자가 마이크를 들고 사뿐사뿐 무대 위로 걸어나왔다. 아차!!! 설명을 하려는구나, 이런 건 내가 좋아하는 방식이 아니다. 그런데 한 술 더 뜬 것은 참석한 주요인사들을 소개했다는 것이다. 정말 미치겠다. 무슨 국장, 무슨 과장, 폴란드 대사, 어디 대사..... 이 촌스런 연주회를 내가 봐야하나? 그냥 나갈까? 엄청 갈등했다. 


류재준의 '장미의 이름'은 움베르트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을 원작으로 한 오페라 서곡이다. 오페라를 작곡하고 있다고 했었는데 완성을 했는지 어떤지는 모르겠다. 이 서곡은 엄청 드라마틱하고 좋다. 그런데 우리 동네 오캐스트라는 그 드라마틱을 빼 놓고 연주했다. 그래서 매우 산만하게 들렸다. 

그나마 장미의 이름을 최근에 읽었고 영화까지 본 나는 간간이 그 장면들이 떠오르기는 했다.


두번째 곡인 피아노 협주곡. 피아니스트 김규연이 연주를 했다. 이 곡도 마치 서곡과 연결된 곡처럼 생각되었다. 곡은 좋은데, 피아노 연주도 좋은데.... 그런데 왜 감동이 없지?


객석에 빈 자리가 엄청 많았다. 연주곡들이 현대음악이라 어렵기도 하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엔 오캐스트라의 역량 때문인 듯하다. 꽤 오래전에 '조규진' 지휘자가 청주시립교향악단을 맡았을 때, 빈자리가 없는 객석에 기립박수까지, 기립박수는 소도시 공연장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엄청난 반응이었었는데.... 이건 오캐스트라의 문제이다. 실력이 조금 떨어진다고해도, 연주에 대한 열정과 지휘자와 단원들의 호흡이면 충분이 객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 그런데 이 오캐스트라는 그게 빠졌다.


구자범이 객원지휘했던 군산시립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은 적이 있었다. 그 시골의 소박한 오캐스트라가 어찌나 감동적이었는지..... 


다음 달에 있는 청주 시향의 공연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