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랍어와 라틴어가 같은 언어라는 황당한 선입견이 있었다. 아니 구별조차 할 생각을 못했었다. 희랍어는 고대 그리스어이고 라틴어는 고대 로마어라고 말해도 되나? 지구상의 비슷한 위치에 있으니까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수동태와 능동태 사이의 중간태라고 하는 것은 재귀동사를 말하는 건가?
얇팍하게 알고 있는 라틴어의 정보를 가지고 희랍어와 공통점을 찾으려는 쓸데없는 노력을 책 읽기 전에 먼저 하게 된다.
내가 읽었던 한 강의 작품들처럼, 이 이야기도 남자의 시점과 3인칭 시점으로 이야기를 한다. 여자의 시점이 있었던가? 없었던 것 같은데...왜 여자의 시점에서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
희랍어 시간은 특별한 사건이 나오지는 않는다. 눈이 멀어가는 남자와 말을 잃은 여자의 고독한 생활과 마음만 묘사된다. 가진 것을 모두 잃어가는데, 서로는 가진 것이 너무 없는데, 그래서 상대에게 편안한 안식이 될 것이다. 한강의 소설은 늘 마지막 부분에 작은 창문을 하나 열여 놓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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