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 40분.
대성고등학교 주차장에 차를 놓고 다시 청주대학교를 통해서 올라간다.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상쾌하게 시작한다.
개강을 한 교내에는 각종 현수막이 어지럽게 걸려있다. 좀 생동감이 느껴지는 중
보현사로 올라간다. 단단히 무장을 한 나와는 달리 가볍게 산책하듯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다.
간신히 우암산 정상에 다다른다. 너무 힘들다. 지난 두 번의 훈련은 더운 날씨를 탓할 수도 있었는데, 오늘은 아니다. 꽤 서늘한 기온이었는데도 난 너무 힘들다. 한라산을 시작도 하기 전에 여기에서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다.
거미줄이 아침 햇살 속에서 그 모습을 선명하게 반사시킨다. 아름답다.
우암산 정상의 운동기구. 난 죽을 힘을 다해 올라왔는데 산책하듯 올라온 사람들은 각종 기구를 붙잡고 운동을 한다.
오늘은 상당산성이다.
무거운 몸을 스틱에 의지하여 천천히 내려가는데, 한 젊은이가 내 옆을 날듯이 스쳐 지나가더니 순식간에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천천히 주변을 구경하면서 걸어내려왔다.
생태통로 위. 상당산성까지는 3.4km, 멀다.
청주 시민들이 즐겨 찾는 산이라서 등산로가 엄청 많고, 그래서 이정표도 곳곳에 있다.
생태통로부터 산성으로 오르는 길은 완만하여서 무척 가볍게 걸을 수 있다. 완전 산책길이다. ㅎㅎ
너무 많은 사람들이 다닌 길은 황폐해져 있고, 나무의 뿌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틈틈이 하늘을 보면서 걷는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나타났다. 그래도 그 오르막 끝에는 푸른 하늘이 보였다.
"저기가 산성이예요?" 내려오던 어떤 여자에게 물었다.
"아니예요. 여기는 반 정도 온 거예요. 그래도 여기가 제일 힘든 구간이예요." 그 여자는 정색을 하면 알려주었다.
아! 실망이다.
난 힘들게 올라가는데 마라톤을 하듯 달려가는 저 아저씨는 뭔가?
이젠 끝이 보인다.
좀 더 걷다가 등산로 옆에 마련해 놓은 의자에 앉아서 사과 하나를 깨물어 먹었다. 그리도 다시 출발, 그러나 얼마 못가서 스틱에 몸을 지탱하고 한숨을 쉬니,
"20m만 가면 돼요." 나를 위로하는 한 등산객의 반가운 목소리.
곧 상당산성 성벽이 나타났고, 내 피로는 모두 사라졌다.
산상산성에 서장대가 있었어? 그리로 가보았다.
새롭게 복원한 서장대. 원래 장대는 멀리 적을 관찰하던 누각이 아니었나? 여긴 나무가 가려져서 관찰이 잘 안될 것 같은데.... 그 당시에는 나무가 없어서 가능했을까?
상당산성 서문. 아주 오래 전에, 처음 패러글라이딩을 배울 때, 여기에서도 이륙을 했었지. 성벽에 글라이더를 걸쳐놓고.... 지금 생각하면 참 어이없는 행동이었다.
서문에서는 우리 동네가 조금 보인다. 날씨가 쾌청하고 좋은 줄 알았는데, 도시가 가스에 가득차 있다.
산성마을로 내려오니 연꽃 연못이 먼저 반긴다. 뭐야? 이런 게 있었어? 좀 더 일찍, 꽃이 피어있을 때 왔었어야 했다.
안타깝게도 난개발이 이루어진 산성마을이다.
상당산성 마을의 맛집 '상당집'에서 청구장으로 가볍게 그리고 엄청 빠르게 아침식사를 했다.
밥을 먹다말고 10시 15분 버스를 타기 위해 뛰었고, 환승을 하여 내 차가 있는 대성고등학교로 돌아갔다.
오늘 등산 시간은 3시간 10분 정도?
우암산에 오르는 것이 힘든 코스였다는 걸 오늘 알았다. 산성으로 가는 길은 꽤 수월하다고 느껴다. 한라산 등반에 자신감이 화악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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