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산에서 상당산성까지의 길은 한 번만 걷기엔 너무 매력적이다. 그래서 시간이 되면 자주 다녀보기로 마음 먹었다.
200m 조금 넘는 낮은 백화산 정상에서 나무 숲 틈으로 보이는 율량동이다. 최근 몇 년 동안 엄청나게 아파트가 지어지고 상권이 형성되었다. 지금도 우암산 아래에 고층 아파트가 지어지고 있다. 과잉공급이다.
우리 나라 도시들은 참 흉물스럽다. 아무 생각이 없는 건설회사와 승인을 해주는 공무원들의 머릿속에는 돈만 들어있다. 천박하게...
지난 주에 왔다가 세금낭비라고 욕했던 그 운동 기구들... 한 시간 늦게 오른 오늘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래도 흉한 시설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한 주 사이에 단풍이 많이 들었다. 제법 가을 냄새가 물씬 난다.
등산로에는 꽤 많은 샛길이 있고, 그 샛길을 돌아가면 전혀 다른 풍경이 나타나기도 한다.
백화산 - 상당공원 코스가 마음에 드는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능선을 따라서 걷는다는 것이다. 능선에 올라서서 양쪽으로 하늘을 보면서 걷는 길은 좀 멀어도 충분히 즐겁다.
저 멀리, 목적지인 상당산성 성벽이 보인다.
저 위 성 안쪽에서 재잘거리는 아이들의 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무슨 행사가 있나보다.
유치원 가족행사가 열리고 있는 서문의 번잡함을 피해서 북쪽으로 걷다가 잠시 쉬면서 사과 한 알을 깨물어 먹었다. 그리고 바라보는 청주 북쪽의 모습. 도시 위에 뿌연 가스층이 가득하다.
성곽을 따라 동장대까지 왔다. 대부분의 성문들이 복원한 흔적이 가득한데, 그나마 이 동장대는 꽤 오래된 은은함을 느낄 수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곳이다.
여기에도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모임이 있었다.
동장대에서 바라보는 성 밖의 들판.
남문으로 오르면서 내려다 보이는 동장대다.
오늘은 유난히 가족끼리 온 사람들이 많다.
다시 서문(미호문), 이제 온 길을 거슬려 내려가면 된다.
주차장에서 백화산 거쳐 상당산성 서문까지 4km, 산성 한 바퀴는 4.4km, 그러니까 12.4km은 산행이다. 능선을 따라 걷는 쉬운 길이라지만 그래도 5시간의 산행이다.
이 정도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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