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이야기/북수다

조선잡기 - 일본인의 조선정탐록

by 그랑헤라 2019. 8. 29.

 

저   자 : 일본인의 조선정탐록 조선잡기

번   역 : 최혜주

출판사 : 김영사

출판연도 : 1판 1쇄 2008년 6월 16일   1판 5쇄 2018년 4월 11일


혼마 큐스케는 이륙신보 특파원이고 천우협, 흑룡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통감부와 총독부가 설치된 뒤에는 관리가 된 인물로 대륙경영의 뜻을 품고 우선 조선의 사정을 조사하기 위해 1893년에 처음으로 내한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부산에 머물면서 행상을 하며 경성, 황해도, 경기도, 충청도 지방을 여행했고, 도쿄로 돌아가서 1897년 4월 17일 부터 6월 16일자까지 이륙신보에 조선 정탐 내용을 연재하고, 154편의 글을 한권으로 묶어 7월 1일 [조선잡기]를 간행했다.

이 책에 드러나는 조선, 조선인의 이미지는 순진함, 무사태평, 불결, 나태, 부패 등등 부정적인 내용 뿐이어서 읽기에 매우 불편하다.


그 중에 몇 가지 예를 들자면,

33쪽 : 조선사람은 대개 슷로 비굴하고 구걸 근성이 있다. 우리 외방인에 대해서 자국의 부끄러움으로 생각하지 않는 인간이다.

43쪽 : 조선은 썩은 달걀과 같다. 이미 부화력이 없다. 어찌 스스로 껍질을 깨고 '꼬끼오'하고 외치는 새벽을 얻을 것인가

196쪽 : 한인은 제어하기 쉬운 동물로서 감히 물을 필요도 없다.

그러면서 '아, 우리나라는 서양 각국에 대해서는 하나의 조선국에 지나지 않는가'라고 203쪽에서 한탄한다.


읽을수록 기분이 나빠지고 점점 화가 나는 책이지만, 이게 또한 그 당시 우리 나라의 현실이다.

우리가 지금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들을 가게되면 얼굴을 찡그리고 이런 반응을 보니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


실제로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 왜 그런 문화를 갖게 되었고,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는가는 생각하지 않는다.

소똥이나 말똥을 연료로 사용하는 인도나 몽골의 사람들에 대해서 그건 불결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거다. 그 나름대로의 상황에 맞게 생활하는 것이란 말이다.


조선 후기, 특히 동학농민운동이 발발했을 당시의 조선 정치가 혼란스러웠고, 그래서 서민 경제도 엉망이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건 우리가 해결해야 할 우리의 문제이다. 너네가 간섭할 일은 아니란 말이다.

또한 현재의 상황이 열세라고 해서 자신들의 과거까지 미화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 기분 나쁜 책 조선잡기의 역자인 최혜주가 실제로 하고 싶은 말은 265쪽에서부터 시작되는 [해제 :일본은 19세기 조선을 어떻게 인식했을까]에서 설명한다.

그리고 이 책이 주는 교훈은 [한 때 우리가 비굴했으나 오늘날에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라는 것이고, 최근 일본과의 정치, 경제적인 상황, 아니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북한, 동남아시아 그리고 세계여러나라를 상대로 당당한 외교를 펼치고 있는 우리 나라가 자랑스럽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