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미노
출판사 : 즐거운상상
출판일 : 초판 1쇄 - 2010년 3월 5일
미노의 여행자의 방은 2003년 6월부터 10월까지 5개월 간, 2006년 겨울 3개월 간의 유럽여행 이야기를 묶은 것이고, 내가 읽은 이 책은 개정판으로 나온 것이다. 그래서 여행 시기와 출판연도의 차이가 많이 나는 것이다.
그래도 별 문제는 없다. 빠르게 변하는 여행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고,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자신이 생각하는 여행에 대한 에세이라서 시대가 변해도 문제가 없다.
나와 비슷한 방식으로 여행을 하는 사람의 글이라서 재미있게 읽었다. 또한 예능 방송작가 출신이라서 그런지, 글이 산뜻하고 재미있다. 이런 글빨만 있다면 내 여행도 책으로 만들고 싶은 생각이 든 책이다.
파리의 뉴레지던스호텔 : 지도를 찾아봤는데 지금은 이런 이름으로 운영하는 아파트호텔은 없었다. 하지만 비슷한 위치에 꽤 경제적인 아파트가 하나 있다. 1주일에 50만원이 안되는 스튜디오다. 난 파리에 대한 동경은 없었는데, 이 작가처럼 빠리지앵으로 한 2주 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폴란드 크라쿠프의 호호할머니네 민박 : 여기도 꽤 매력적인 곳인데 지금은 문을 닫았을 가능성이 90% 이상이다.
프라하에서는 숙소 찾는 걱정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역에 가면 각 숙소에 대한 안내가 친절하다는 것이고, 호객을 나온 사람들도 많다는 것이다.
2003년 그 즈음에 프라하를 갔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난 장난감 삼아서 초등3학년과 6학년인 조카 2명을 데리고 다녔는데, 아이들이 있어서 한인민박을 예약했었다. 그런데 빈에서 그 민박집이 문을 닫았다는 소문을 들었고, 아무리 메일을 보내도 연락이 없어서 그냥 프라하로 갔다. 그리고 호객을 나온 할아버지를 따라 전철을 타고 외곽으로 갔는데, 집이 엄청 후졌었고, 그래서 다시 중심가로 나왔었다. 택시비를 지불하니 지갑에는 체코돈이 하나도 없었지.
늦은 밤이었는데, 숙소는 없고, 돈도 없고, 애들은 있고......그 당시는 현금지급기 보완이 철저해서 돈도 잘 안나오고....
한참을 헤메다가 지나가던 중년의 미국인에게 아이들을 맡겨놓고, 그 사람이 말해준 곳으로 가서 숙소를 정하고, 다시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갔었다. ㅎㅎ 이름도 잊어버리지 않았다. 애플호스텔.
숙소를 정하고 나니 아마도 9시가 훨씬 넘은 시각이었고, 우린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켄터키프라이드치킨을 찾아가서 늦은 저녁을 먹었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현금지급기에서 현금은 왕창 찾은 후에 엄청난 행복감에 빠졌었다.
한 달 내내 매일 싸우면서 다녔던 6학년 조카와 그 날 딱 하루만 싸우지않고 서로 화기애애하게 다녔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그 당시 상황이 생생하다.
이 책은 내 오래된 기억들을 소환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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