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행 이야기/멕시코시티(2020)

[생존하기] 집으로 그리고 집에서

by 그랑헤라 2020. 3. 4.

 

2월 25일이었나? 26일? 정확한 날짜는 기억에 나지 않지만 아에로메히꼬로부터 메일이 왔었다.

'니 비행기 좌석을 보호하라. 한국의 코로나 때문에 비행기 티켓을 뒤로 바꾸는 것에는 추가 요금이 없다.'

뭐 이런 내용이었다. 그렇잖아도 인터넷 뉴스에서 보는 나라 상황이 걱정이었는데, 굳이 귀국 일정을 연기할 필요가 없었기에 그 메일을 무시했다.

그런데 이틀 후, 내 비행 일정이 바뀐 메일을 받았다.

내 귀국 비행기 일정이 이틀 당겨졌다, 헐!

그 전 메일에서 무시했던 'Read More'를  열어보니 내가 타기로 했던 비행기가 취소가 되었던 것이다.


예정보다 이틀 일찍 돌아오는 비행기 안.

여행하는 사람도 줄고, 우리 나라를 방문하는 멕시코 사람도 없어서 양 옆자리가 비었다.  그래서 편하게 누워서 왔다.

인천 공항에 착륙하기 몇 분 전,

헉! 비행기 엔진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뭐야? 엔진이 꺼진거야? 코로나보다 더한  공포가 몰려왔다.


비행기는 아무 문제없이, 아니 다른 항공사보다도 더 날렵하게 착륙을 했고, 멕시코에서 왔기에 특별한 검사 없이 입국했고, 부랴부랴 달려서 북청주행 버스를 탔다. 버스에 손님은 꼴랑 3명. 빨리 이 시국이 지나야 하는데.....



집에 온 지 일주일 남짓.

외출과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 시장 보러 동네 할인마트  3회, 커피 사러 카페레타 1회, 주문한 책 받으러 고려서점 1회, 자동차 수리로 JK모터스 1회(ㅎㅎ 나 없는 사이에 동생이 벽에 박음) 와. 이게 다다.

마스크 구입도 하지 않고 있다.

나의 일과는 뉴스공장 듣기, 마당 정리하고 개나리 가지치기, 책장 정리, 책 읽기, 책 읽기, 또 책 읽기다. 삶이 심플해서 좋다.

그나저나 이 코로나 문제가 빨리 해결이 되었야 할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