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문화 이야기/북수다

등대로 To the Lighthouse

by 그랑헤라 2020. 4. 23.

저   자 : 버지니아 울프

번   역 : 박희진

출판사 : 솔

출판연도 : 1판 1쇄 2019년 4월 2일

 

30쪽 남짓을 읽어내는데 한 달 이상 걸렸다.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경선이 있었던 연초부터 마음이 심란해지기 시작했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된 4월부터는 아무 일에도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줄거리 위주로 쓰여진 소설도 손에 잡히지 않는데 이 소설 '등대로'를 읽겠다고 잡고 앉아있었으니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독서회에서 준비된 솔출판사의 번역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1장 두번째 문단, 1쪽은 될 정도로 긴 한 문단 안에는 제임스의 성격이 묘사되어 있는데 아무리 읽어도 뭔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직 여섯 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제임스는 이 감정 저 감정을 제대로 구분 못하고, 나름대로의 기쁨과 슬픔을 지닌 미래의 전망이 당장의 현실에 구름을 드리우게 하는 그런 부류의 아이였기 때문이다.]

여섯 살 밖에 되지 않았으니 감정 구분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이 부분만 이해가 되지 않았으면 [오류]라고 생각했을 테지만, 그 이후로에 문장 부호가 맞지 않거나, 매칼없이 뚝 끊기는 문장들이 있었다.

 

도서관에서 민음사의 등대로를 더 빌렸다. 이건 한 술 더 떴다. 두 번역자 모두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고, 이미 많은 번역물이 있으니 실력을 의심하기는 좀 부담스럽다.

 

소설을 읽을 때는 인물관계도를 만들고, 그 장면을 영화처럼 떠올리면서 읽는 습관이 있다. 그런데 이 '등대로'는 장면이 상상이 되지 않았다. 결국 인물관계도가 아닌 인물 평가도를 그렸을 때 조금 이해가 되었다.

 

내가 이 책을 이렇게까지 어렵게 느낀 것은 [의식의 흐름]이라는 심란한 기법에 의해 쓰여진 것이라서 그렇다고 알게 되었고, 그래서 어느 정도는 [이해못함의 갑갑함]을 인정한 후에야 책을 끝낼 수 있었다.

 

1부 창

램지가의 여름 별장에 모인 사람들은 서로 서로에 대해 평가하고 나름대로의 판단을 한다. 여러 사람이 함께 생활하면 특별한 사건이 생기지 않지만, 어느 한 사람에 대해 어떤 사람은 비판을 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은 이해를 하기도 한다. 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적당히 예의를 차리면서 어울리는게 바로 생활이지만, 마음 속으로는 늘상 생각이란 것이 툭툭 튀어올라서 평온하지만은 않다.

 

2부 시간은 흐른다

날씨 때문에 등대로 가는 것이 무산된 후 런던으로 돌아간 사람들에게 10년 동안 있었던 일을 램지가의 여름별장이 말해주는 느낌이다. 램지부인이 갑자기 사망하고, 장녀 프루가 출산 중에 사망하고, 장남 앤드류가 1차 세계대전 중에 사망한다. 10년 동안 방치되었던 별장이 다시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를 한다.

 

3부 등대

램지씨와 막내아들 제임스와 막내딸 캠이 10년 전에 가지 못했던 등대로 가면서 제임스와 캠은 아버지 램지씨가 조금은 이해되고, 릴리는 완성하지 못했던 그림을 완성한다.

 

대충 읽기는 했지만 개운하지가 않다. 내가 굳이 이 사람들의 의식을 따라서 우왕좌왕 방황해야 하는지, 완벽하게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책을 잡고 있어야 하는지 내내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읽기는 했다.

 

독서회에서 함께 이야기할 것들

1. 등장인물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램지부인, 램지씨, 릴리, 탠슬리, 제임스를 중심으로)

2. 의식의 흐름 기법이란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

 

시간이 많이 흐른 뒤 한 번 더 읽고 마무리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