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제목의 안나 가발다 단편을 읽었다.
짤막한 단편들은 복잡하지도, 요란하지 않았다.
첫번째 파트인 누군가 나를 기다려 준다면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평범한 사람들이 흔히 겪을만한 일들을 이야기하고 군더더기 없이, 큰 갈등도 없이 일상의 이야기를 한다.
두번째 파트인 나만의 비밀은 사람들의 내면은 섬세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놀랄만한 반전을 주기도 한다.
하나의 단편으로도 손색이 없는 에필로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한다.
책을 읽고 호기심이 생겨 인터넷을 뒤져보니 영화로도 나왔다는 정보가 있었다. 다운받아서 봤다.
지금까지는 원작보다 괜찮은 영화를 찾아볼 수 없었는데, 드디어 나왔다. 이 영화는 원작보다 좋다. 영화는 몇 개의 단편을 엮어서 하나의 스토리로 재구성했다. 정말 잘 엮었다. 좋은 단편 몇 개로 하나의 완성작을 만들었다.
그렇게 긴 호흡으로 등장 인물 하나 하나의 감정과 고민을 음악과 조명을 더해서 섬세하게 보여준다.
배우가 되고 싶은 자신의 꿈과 연인을 포기하고 어머니와 동생들에게 최선을 다했고, 부인과 딸에게도 좋은 가장으로 살아가나 점점 외면당하는 장피에르
기다렸던 임신과 유산 후의 이혼, 글을 쓰고 싶으나 쉽지 않은 쥴리에트
엄마의 무관심과 형의 그늘에 가려 매사에 자신감이 떨어지는 마띠유
사진작가로 살고 싶으나 생계마저 해결하기 어려운 처지의 마고
그들의 겪는 갈등, 무기력, 외로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긍정하고 의미있게 하는 것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라고 희망하며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