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난 후 텃밭에 나가 피해가 없는지 살펴보았다. 물이 고여 있는 곳에 길을 내어 물을 빼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일이 없었다. 요란한 예보로 괜히 움츠러들었다. 물론 남해안 지역은 피해가 있어 안타깝지만(부산 마린시티에는 그런 마음이 들지 않으니 나도 쫌 못됐다, 인정!) 과한 호들갑이 양치기가 되지 않을까 염려되었다. 어찌되었건....호박밭 여기 저기를 뒤져보니 숨어있던 호박이 엄청 많이 발견되었다.
자그마치 11개, 냉장고에 있는 것 까지 12개. 혼자 먹을 수 있는 양이 아니다. 이틀 전에 북수다 언니들에게 와서 따가라고 했더니 영빈 언니 한 사람만 왔었다. 그도 그럴 것이, 함께 텃밭을 가꾸고 있는 세 명은 수시로 와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일부러 시간을 내서 올 필요는 없었다. 남은 호박을 처치하는 것이 숙제였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 협조를 구해 로비에 나눔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었다. 호박을 놓자마자 구경하던 직원들 3명이 하나씩 가져갔다. 사진도 찍기 전에....
집에 돌아오니 도서관에서 도서관에서 까똑이 왔다.
[벌써 품절]
이렇게 나눔을 하니 야채를 가져가라고 지인들에게 애걸복걸하지 않아도 되고, 필요한 사람이 가져가니 도랑치고 가재 잡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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