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들은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체내의 당도를 높여 얼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호한단다. 그래서 겨울이 지나고 나오는 노지 시금치, 쪽파, 봄나물들이 더 맛있는 거라고 어디선가 들었다.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생각했었다.
그 겨울 한파를 견딘 쪽파가 밭에 널려있다. 조금 작은 듯한데 참을성이 없는 나는 몇 무더기 뽑았다.
밭에서 야채를 뽑아오면 다듬으면서 늘 후회를 한다. 특히 쪽파나 부추, 냉이는 다듬기가 정말 힘들다. '조금만 뽑아올 걸...' 같은 후회를 항상 반복한다. 그래도 버리면 안되니까 작은 것까지 다듬은 후 깨끗하게 씻어서 물기를 빼놓는다.
양파, 배 1/4, 새우젓에 물을 쪼오끔, 내용물들이 갈릴 수 있을 정도만 넣고 갈아준다. 새우젓은 이번에 처음 넣어보는 것이다. 어디선 본 레시피가 아니다. 그냥 내가 넣고 싶으면 넣는거지. 밭에 나가기 전에 만들어 놓은 찹쌀풀에 양파, 배, 새우젓 간 것, 멸치액젓, 고춧가루를 넣고 양념을 만든다. 무엇을 얼마나 넣는지는 순전히 감이다. 그래서 맛이 그때그때 다르다.
파를 버무릴 큰 그릇이 없다. 그냥 김치통에 넣어가면서 양념을 발라준다.
양념이 조금 많아보였는데...헐, 이만큼 남았다.
다시 밭으로 나가 쪽파를 한무더기 더 뽑아왔다.
그리고 완성한 파김치,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우며 다용도실에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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