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29일 - 12월 16일
버스가 바야돌리드 버스터미널까지 들어갔을 때까지, 아니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을 완전히 빠져 나오기 까지 내가 이 도시를 잘 선택했는지 불안해졌다. 경제가 침체된 시골 읍 같은 분위기였다. 마드리드 쪽에서 오는 입구에 각종 유명한 자동차 전시장이 있었어도 말이다.
하지만 택시가 캄포그란데(한참 후에 알게 된 이름) 공원 옆을 지나면서, 유럽 특유의 건물들이 보이면서, 작은 돌이 깔린 울퉁불퉁한 포장 도로를 천천히 달리면서 여기도 유럽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좀 안심이 되었었다.
역사가 오래 된 유럽의 도시답게 성당이나 박물관이나 전시장이 골목마다 숨어있었다.
<바야돌리드 박물관: 이 지역의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의 유물 전시>
<무서운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디아블로 의자: 오른쪽 뒤에 있는. 바야돌리드 박물관>
<세르반테스가 말년을 보낸 집>
<까사 세르반테스의 부엌>
박물관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각 성당마다 가지고 있는 박물관이 있었고, 콜론 박물관, 오리엔탈 박물관(중국, 일본, 필리핀관만 있다.) 까사 세르반테스, 바야돌리드 박물관 등등.
<미술 애호가 아니면 찾기 힘들만큼 은근히 숨어있는 엄청 큰 현대미술관, 빠띠오 에레리아노>
<거리에서 절대 보이지 않는 성당을 개조한 미술관의 미로 전시회>
<빠띠오 에레리아노의 팝아트 전시실>
미술관은 박물관 보다 더 많았다. 공적인 건물의 작은 공간이 있으면 그것은 미술관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성당 부속 건물의 미술관을 제외하면 현대미술을 주로 전시하고 있었다. 하나씩 찾아가면 숨겨진 보물을 발견하는 기분이 들곤했다.
<칼데론 극장>
<칼데론 극장 내부>
<센트랄 까떼드랄에서의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
극장, 처음엔 음악회를 찾아볼 생각을 하지 못하다가 도시가 조금 익숙해지자 음악회 관련된 포스터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성당에서 열리는 파이프 오르간 연주회를 시작으로 극장 칼데론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자주 찾아갔었다. 가격이 무척 저렴했는데, 그 수준은 내 예상을 초월하는 탄탄한 연주들이었다. 극장 칼데론 말고도 큰 공연장이 서 너개를 더 있었는데, 갈 기회가 없었다.
러시아 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와 주립교향악단의 연주는 시간이 맞지 않아 보지 못하였다.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도 몇 개 있는데, 작은 골목에 숨어 있어서 이게 극장이 맞나 의심이 되기도 했다. 우리 동네와 같은 멀티플렉스관은 브로드웨이 극장 하나 였는데, 시설은 별로. 하지만 일주일 동안 열리는 바야돌리드 영화제 덕분에 알마 듣지도 못하는 영화를 보는 경험을 했다.
여기가 유럽임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낀 것은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있었던 '영국 로열발레단의 공연 실황 중계'였다. 일반 공연 입장료보다 훨씬 비싼 입장권이었는데, 디지털 영상으로 감상하는 로열 발레단의 현대 발레의 아름다움은 실제보다도 더 선명했다.
숨겨진 많은 명소를 가지고 있는 조용한 시골 도시. 이게 문화 강국의 힘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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