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4일 토요일
제일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 현장학습 계획을 보고 그 동안 미루어 놓았던 도시, 살라망카.
스페인어를 배우자는 결정을 하고 가장 먼저 생각한 곳이 살라망카 대학이었다. 스페인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고, 도시 전체가 대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말도 들었었다. 또한 관광지로써도 적당히 유명하니 볼 것도 많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버스가 도착한 곳에서 부터 역사의 숨결이 팍팍 느껴졌다.
'성당 이름이 뭐였더라?' 비슷비슷한 이름에 기억을 할 수가 없지만, 역시 입에 거품을 일도록 열정적으로 설명을 하는 오구스틴쌤을 누가 방해할 수 있을까? 그 성당의 요란스런 종소리 이외는....
살라망카에는 유적이 너무 많아서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다니면서 내내 긴긴 설명을 들어야 했고, 스페인어를 전공하는 아시아 학생들과 이탈리아, 브라질, 프랑스 등에서 온 그냥 기본으로 알아듣는 학생들은 고개를 끄덕이지만, 난 모르겠다.
벽에 조개문양이 가득한 그 유명한 '까사 데 콘차' 일명, 조개의 집을 지나가는데 내부에서 음악소리가 들렸다. 오구스틴쌤은 별로 설명할 생각이 없어 보였으나 우리가 밀고 들어갔다. 그래서 그 곳에서 약간의 자유 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
독특한 복장을 한 아저씨 무리들이 만돌린이나 기타를 연주하며 신나게 노래를 불러 주었고, 주변에는 관광객이 가득 구경을 하고, 노래가 끝난 아저씨들과 기념촬영을 하였다. 이 아저씨들.... 프로연주자는 아닐 것이다. 스페인 사람들은 노래를 무척 잘하는 것 같다. 산티의 친구들은 모이기만 하면 기타를 연주하고 노래를 한다. 건축가이고 바를 운영하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인데도 늘 노래를 한다. 아마도 이 사람들도 주말에 마을의 관광객을 위해 활동하는 아마추어들이리라.
또 다른 성당 비슷한 곳엘 들어갔는데, 성당 맞나? 대학 부속건물 아니었나? 모르겠다. 어쨌거나 논문 통과를 위한 심사를 하는 곳에서 또한 열심히 설명을 들었다. 오구스틴쌤이 박사과정(석사 과정인가?) 논문 심시를 코 앞에 두고 있어서 더 절실하게 느껴지는 듯. 논문을 쓴 학생은 발걸이에 두 발을 닿게하고 의자에 앉아서 질문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살라망카의 대표 상징처럼 되어버린 대학 정문의 파사드. 그 곳에서 해골 위에 올라앉은 개구리를 찾느라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 육안으로 보면 잘 구별이 안되나, 핸드폰으로 찍어서 확대하는 잔머리의 젊은이들이 가득했다. 우주인, 아이스크림 먹는 괴물, 만지면 좋은 일이 있다는 토끼는 이미 반들반들. 건물 곳곳에 조각된 재치있는 조각 장식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11월 21일 토요일
하루에 돌아보기엔 아쉬움이 많은 도시여서 일주일 수에 보경이, 다영이와 함께 다시 살라망카를 갔다. 지난 주의 잔뜩 흐렸는데 이번에는 구름은 많았지만 구름 사이의 햇살이 화창했다. 분위기가 확 달라보였다.
로마교를 찾아갔다. 잔잔한 강물에 비친 하늘의 모습이 환상적이었다. 어떻게 찍어도 인상주의 작품처럼 나왔다. 그 모습이 좋고,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살라망카의 모습이 인상적이어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다시 살라망카를 간다고 하니 오구스틴쌤이 자동차 박물관과 까사 리스에 꼭 가보라고 추천해 주었다. 자동차의 역사와 각 종 클래식카들이 전시된 자동차 박물관도 좋았다,
까사 리스. 지난 주에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보았던 그 독특했던 외관의 건물이 까사 리스였고, 각종 독특한 수집품을 전시하고 있는 곳이었다. 입체북, 인형들, 작은 그릇, 시계들 등등. 이 곳의 압권은 창문과 천정과 유리벽을 장식하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이다. 그 스테인드글라스 창을 통해 쏟아져들어오는 햇살은 넋을 잃게 만들었다.
낮의 모습도 보고 야경도 보기 위해 시간을 맞춰서 대성당 첨탑을 올라갔다. 올라가면서 성당의 내부 2층(말이 2층이지 그 높이로는 3, 4층은 족히 되어 보였다)으로도 지나갈 수 있어서 독특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중간 중간 멈춰서 관람하는 곳도 있고, 낮은 성당 건물의 지붕 옆으로도 가볼수 있어서 관람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한참을 기다려서 어둠이 내리는 살라망카와 완전히 어둠이 내린 살라망카까지 구경을 하고 내려왔다. 그리고는 마요르 광장을 헤메다가 기차역으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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