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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멕시코(2016)

멕시코의 도서관들, 바스콘셀로 도서관, 멕시코 도서관

by 그랑헤라 2016. 1. 31.

다른 언어를 빨리 배우려면 사람들과 부딪치면서 배워야 한다고 하지만, 그건 어느 정도 기본을 알고 있는 사람이거나, 매우 외향적인 사람인 경우이다. 나이도 많고, 소극적이며 기본적인 단어량도 딸리는 나는 도서관에서 사전을 찾아가면 책을 읽는 것이 훨씬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이 보는 그림책이지만, 그 한 권에 들어있는 단어의 양이나 문법은 세련된 것들이다. 그래서 난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것을 선호한다.

아파트 리셉션의 알베르토에게 근처의 도서관을 물어보니 인터넷을 찾아서, 멕시코 도서관을 알려주었다. 멀지는 않지만 아주 가깝지도 않은 곳이다. 



밖에서 보았을 때는 이게 도서관인가 싶었다. 높은 철망으로 담장이 쳐져 있는 낡은 건물. 하지만 그 속으로 들어 갈수록 입이 벌어지는 곳이다. 정문을 통과해서 세 개의 커다란 파티오를 따라 가면 어느 곳은 정원으로 만들어져 있고, 어느 파티오는 사진전이 열리고 있었다. 




이 도서관의 여러 방들은 누군가의 기념관이다. 이 나라의 위인인지, 아니면 그 책들을 기증한 사람들인지 나는 잘 모른다. 내 미천한 스페인어 실력으로 설명을 읽기는 아직 어렵다.

기념관 내부로 들어가서는 조용하게 책을 찾아 읽을 수 있다.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내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이다. 또한 각각의 기념관들은 모두 개성있게 꾸며져 있어서 관람하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곳이다.



 

어떤 파티오는 위에 지붕을 반개방형으로 만들었고, 공부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하지만 공간이 너무 크고 개방적이어서 공부하는 사람도 있지만, 토론하는 무리도 있고... 좀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난 한 군데 보았지만 반대편에도 있는 듯 했다. 도서관의 규모가 너무 커서 반만 돌아보고 문 닫을 시간이 되어서 나왔다. 


어학원의 알렉스는 바스콘셀로 도서관을 추천했다. 외관은 평범했다.  멕시코 건축 초기의 정치가이자 교육부 장관이었던 바스콘셀로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도서관이란다. 공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공교육의 발전을 위해 평생을 노력한 사람이란다. 

정면으로 보면 이 또한 독특하지만, 메트로버스(부에나비스타역)를 타고 가는 내가 정면은 몇 번 가 본 후에 보게 되었다. 



내 사진을 본 어떤 사람들은 대형할인매장이 생각난다고 했으나, 그건 작은 핸드폰 사진으로 봐서 그렇다. 실제로 보면 큐브 블럭이 막 움직이며 맞춰지는 느낌이다. 




공중에 매달려 있는 서가에 난 올라가지 못한다. 불투명하지만 유리 재질로 만들어진 바닥은 공포 그 자체이다. 나에게는.




아동용 책은 1층에 있었다. 그것도 양이 너무 많아서 반은 왼편에, 반은 오른편에 진열되어 있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그 밖의(여기서 그 밖이란, 스페인어, 영어, 불어, 독일어, 라틴계열을 제외한 나라들) 외국책은 890번으로 분류되어 있었고, 열심히 우리 나라의 번역책을 찾아 보았다.



에게? 꼴랑 두 권. 권문희 각색의 줄줄이 꿴 호랑이와 또 한 권의 책이다. 우리 나라 그림책도 좋은 거 엄청 많은데, 아쉽다. 그 흔한 구름빵도 없네?

상대적으로 일본과 중국의 그림책은 꽤 있었다. 이건 우리가 확실히 생각할 문제이다. 


바스콘셀로 도서관은 와이파이가 비밀번호 없이 접속이 된다. 물론 신호가 약하고, 속도가 느리다는 문제가 있어서 공부하기엔 좀 답답하기는 하다. 그래도 이미 건축사에서도 유명한 이 도서관을 매일 이용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즐거운 사실이다. 


멕시코국립대학(UNAM)에는 국립도서관이 있단다. 엄청 유명하단다. 하루 시간을 내서 거기도 구경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