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27일 월요일
여행 4일 – 나스까에서 빈둥빈둥
날이 좀 밝았나? 사막에서의 일출을 보리라 마음 먹었다. 세수도 하지 않고 카메라만 챙겨서 밖으로 나갔다. 주위가 너무 조용하고 개들만 어슬렁거리며 다녔다. 사막 모래 언덕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이 쉽지 않았다, 아니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었다. 꽤 가파른 모래 언덕의 뾰족한 정상을 따라 걷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다. 반도 올라가지 못한 곳에 주저앉아서 사진 몇 장을 찍고 내려왔다.
어제 와까치나로 들어오면서 나스까로 가는 12시 20분 버스를 예약했다. 숙소로 돌아가서 아침을 먹고 이것 저것 빈둥거리다가 체크아웃을 했는데도 시간이 한 시간 이상 남았다.
오아시스 주변을 걷다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늦은 아침시간 인데도 장삿꾼은 아직 시작을 하지 않았고, 산책하는 몇 사람들만 천천히 호수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다. 한적함도 이런 한적함이 없다
모터택시를 타고 이까로 나왔다. 3륜 오토바이를 승객 2명을 탈 수 있도록 만든 교통수단인데 인도의 툭툭이와 같은 형태이다. 7솔, 어제 3솔을 바가지 쓴 것이 조금 위안이 되는 가격이었다.
다시 Curz del Sur버스를 탔다. 리마에서 이까까지의 풍경과 이까에서 나스까까지의 풍경은 같은 사막이나 느낌은 사뭇 달랐다. 좀 더 규모가 큰 바위산이 나타났고 그래서 더 웅장했다. 이 멋진 풍경을 운 좋게도 이층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서 감상을 할 수 있었다.
버스터미널에 내려서 중심가로 들어가면서 비행투어 회사를 알아보았다. 한 명의 손님이라도 더 끌기위한 노력이 상당히 심한 곳이었다. 한 곳은 상대방 회사에 대한 험담까지 늘어놓아서 그 곳이 더 쌌음에도 불구하고 난 그냥 나와버렸다.
숙소도 예약하지 않은 상태여서 서너 군데 가 보았는데, 더 헷갈리기만 했다. 다음부터는 꼭 예약을 하고 다녀야겠다. 결국 좀 열악한 호스텔을 잡았고, 거기에서 비행투어까지 예약했다.
아르마스광장을 돌아서 시장을 배회하며 과일도 샀다. 더 돌아볼 곳이 없어보였다.
나스까는 초라하게 나이 들어버린 왕년의 유명배우 같은 느낌이었다. 그 유명세에 비해서 이제는 관광객들이 외면하는 곳이 되어 버린 것이다. 와까치나에서 만난 우리나라 학생들도 나스까는 들리지 않고 바로 쿠스꼬로 간다고 했었다.
2016년 6월 28일 화요일
여행 5일 – 나스까 라인과 별밤투어
8시 비행투어를 예약했다. 그 말은 8시에 숙소 앞으로 픽업을 오겠다는 뜻이다. 아침을 먹지 말고 다녀오라는 주인아저씨의 충고대로 빈 속으로 공항으로 갔다. 활주로 주변에는 세스나기가 줄지어 있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간단한 수속, 대기, 간단한 수속, 대기, 또 대기..... 나는 점점 불안해졌다. 사막의 열이 커지기 전에 투어를 끝내려고 일찍 예약한 것인데 10시가 다 되어서도 나를 부르지 않았다. 결국 카운데로 쫓아갔다.
“더 늦어지면 열이 커지고 터뷸런스가 심해서 난 비행이 너무 무섭다. 언제 타느냐?”
결국 10시가 훨씬 지나서 완전히 겁을 먹은 상태에서 8인승 세스나기에 올랐다. 아주 오래 전에 뉴질랜드 설산을 세스나기로 비행하고, 심한 멀미로 인해 오후 내내 누워있었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올랐다.
하,지,만, 비행은 매우 부드러웠고, 시끄럽던 가족 3명도 비행기 안에서는 조용하였고, 나스까 라인도 선명하게 잘 보였다. 30분의 비행 시간이 매우 짧게 느껴졌다.
탑승하기 전에 비행기 앞에서의 기념촬영을 거부했던 나와 프랑스 젊은 아저씨는 매우 만족하여 비행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기념품이 꽤 비샀음에도 불구하고 마구 샀다.
숙소로 돌아와서 씻고 외출했다. 나스까 라인 만큼이나 나스까의 도자기가 유명하다고 하여 박물관에 다녀왔다. 문명의 가치는 지금 그 나라의 경제력에 의해 좌우되는가?
멕시코에 오기 전까지 난 잉카문명에 대한 관심만 있었다. 오로지 마추픽추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그런데 아스텍과 마야 문명에 대해 알게 되었고, 엄청나게 잘 꾸며놓은 멕시코시티의 인류학박물관의 유물을 보고 나서는 소박한 잉카문명 보다 아스텍문명이 더 멋지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더구나 상태가 좋은 유물은 리마박물관으로 보내고 그 나머지로 꾸며 놓은 이 소박한 나스까 박물관은 애처롭기까지 했다.
까페에 앉아서 한참을 시간을 보냈는데도 할 일이 없었다. 결국 숙소로 다시 들어가(숙소는 야간버스를 타기 전까지 묵을 수 있도록 추가요금을 지불했다, 이게 편하지.) 쉬었다.
숙소 근처에 꽤 고급스런 호텔이 있는데, 그 곳에서는 저녁시간에 Planetario 투어가 있었다. 나스까 라인과 천문학을 연결한 천문관측 프로그램인데, 남반구 밤하늘의 별자리에 대한 이야기가 무척 흥미있었다. 페루에서는 큰곰자리도 보이고, 남십자성도 보이고, 우리 동네에서는 머리 부분만 보이는 전갈자리가 내 머리 위에 있었다.
밤 10시. 아레끼빠로 가는 버스를 탔고, 바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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