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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페루(2016)

리마, 센뜨로 이스또리꼬

by 그랑헤라 2016. 7. 17.

2016623일 목요일

멕시코에서 리마로의 이동


페루로 가는 비행기 표를 살 때만 해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어학원의 수업이 끝나는 날이 22일 이었고, 그래서 23일에 출발하는 표를 샀다. 그리고 며칠 후에 계산을 해보고 멕시코 체류 허가 기간 180일의 마지막 날이 23일 인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 핸드폰 달력에 있는 멕시코 마지막 날이라고 표시된 22일은 수업 마지막 날이 아니라, 진짜 멕시코 체류기간 마지막 날을 표시하면서 하루 여유롭게 해 놓았다는 것을 그때서야 깨닫게 되었다.


출발 날짜가 가까워지면서 혹시 내가 날짜 계산을 잘못했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가슴 한 구석을 떠나지 않았다. 공항의 멕시코항공 카운터에서 웃으면서 발권을 하고 나서야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조금 낡은 멕시코항공의 작은 비행기는 자잘하게 계속되는 터뷸런스를 헤지며 엘살바도르의 수도 산산발도르 공항에 도착했다. 멕시코시티에서 리마까지 7시간 정도의 길지 않은 비행거리지만 저렴한 내 항공권은 단숨에 리마로 가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덕분에 소박한 산살바도르의 공항에서 간단하게 점심과 커피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냈다. 열대 지방 특유의 풍경이 공항 안에까지 더위를 불어넣은 듯 은근하게 더위가 느껴졌다



리마로 가는 도중에 하늘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밤하늘의 별이 유난히 가까워 보였다. 간간이 창 밖의 하늘을 감상하다가 길게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았다. ‘, 소원 빌어야지.’하고 생각한 순간 사라져버리는 우리 나라에서의 별똥별과는 달리 그러고 보니, 난 특별히 소원이 없네?’라고 깨닫게 되기까지 꽤 긴 순간 동안 별똥별이 떨어졌다.

830. 예정 시간에 정확하게 리마 공항에 도착했고, 배낭 하나 달랑 가지고 온 나는 빠르게 입국 수속을 밟았다. 그리고 어렵지 않게 마중 나온 픽업차를 타고 해변 절벽 위에 있는 아파트단지 내의 포비네 민박집으로 들어갔다.

민박집은 손님이 나 혼자이다. 일행을 만들려고 한인 민박집으로 온 건데, 뭔가 일이 잘못 꼬이는 것 같다.



2016624일 금요일

여행 1리마 센트로 이스또리꼬


이른 아침(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요즘은 보통 5시만 되면 눈이 떠진다.), 배가 고팠다. 침대 속에서 뒤척이다가 7시가 되어서 빵을 사러 밖으로 나갔다. 어젯밤에 설명을 듣긴 했지만 제대로 방향을 잡은 건지 몰랐다. 그냥 느낌을 따라서 가다보니 조그만 빵집이 나왔고, 빵 세 개와 치즈크림을 사들고 들어왔다. 길 묻고, 물건 사고.... 지금까지 배운 스페인어가 제법 잘 통하는 게 신기했다




오늘 목표는 히스또리꼬 지역. 메트로폴리탄(전용도로를 달리는 1-2량의 버스)을 타고 나갔으나 길을 잃고 잠시 헤멨다. 그러나 말이 통하니 별로 걱정은 없었다










꽃보다 청춘 중년편에서 보았던 익숙한 아르마스 광장. 멕시코에서 늘 보아왔던 풍경이라 무덤덤했다. 대통령궁에서의 호위병 교대식을 구경하고, 박물관과 웬만하면 돈 내고는 들어가지 않는 성당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돈을 내고 들어가서 그런지 성당 내부를 완전 공개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지하의 까따꼼까지 꼼꼼하게 구경할 수 있었다





아로스콘마리스코라고.... 꽤 비싼 해물볶음밥을 먹고, 다시 산토도밍고 성당을 거쳐 산프란시스코 성당을 지나 지금은 공사 중이라서 돌아선 법원박물관까지 그냥 걸었다. 걷다보니 하얀색의 웅장한 건물들로 둘러싸인 산마르틴 광장에 도착했다. 아르마스 광장이 관광객의 광장이라면 이 곳은 리마 사람들의 광장인 것 같았다. 광장 주변의 바에서 맥주 한 잔을 마시며 쉬었다.

가이드북 없이 다니니까 수박 겉핥기다. 한 도시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관광안내소에 가서 지도 받고 설명을 듣지만, 제대로 된 설명은 알 수가 없다.

어둑해질 무렵 메트로폴리탄에서 내렸다. 쉽게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숙소를 찾지 못하고 조금 헤맸다. 집에 돌아오니 완전히 어두워졌다. 씻고 방에서 조금 쉬었다 나가니 숙소가 조용했다, 주인도 손님도 모두 나가고 없다. 갑자기 외로움이 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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