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금요일에 수업이 없다. 짧은 영어 실력으로 인터넷에서 어학원을 찾고, 수업과정을 찾은 거라서 스탠다드 코스가 뭔지, 인텐시브 코스가 뭔지도 모르는 채, 더 저렴한 것, 기본적인 것을 신청했더니 금요일은 가정학습이란다. 우리 어학원에서 금요일에 수업이 없는 사람은 나 뿐인 것 같다. 그래서 주말이 길다. 물론 아직은 길게 느껴지지 않지만.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1달러 영화관이 있다고 해서 가봤다. 딱 1달러는 아니고, 2.5달러에 음료 1달러, 팝콘 1달러.... 점심을 잔뜩 먹고 나간 나는 콜라 한 잔과 영화 관람, 3.5달러에 해결했다. 그런데 다시는 가지 않을 거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이유가 음향인데, 이 곳에서 그런 음향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다음엔 번화가에 가서 젤 폼나는 극장엘 가봐야겠다.
허접한 Dollar Cinema에서 스머프를 재미있게 보고 나왔더니, 하늘이 멋지다. 정말이지 기가 막힌 여름이다. 메트로를 타고 다름광장으로 갔다.
다름광장(Place d'Armes)은 과거 몬트리올의 중심이었던 곳으로 은행과 사무실이 많다. 광장 가운데에서 노트르담 대성당? 아님 바다?를 향해서 깃발을 꽂은 저 사람이 바로 빌 마리를 세웠던 메조뇌브겠지?
역사가 어쨌거나 지금은 거리 예술가가 활동을 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기획된 각종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처음 여기 왔을 때, 노트르담 대성당은 결혼식이 있어서 관람이 안된다고 해서 이 건물로 갔었다. 판테온인 줄 알았지. 그런데 몬트리올 은행이란다. 이 안에 작은 지폐박물관도 있고 내부가 엄청 멋지다니 한 번 들어가봐야겠다.
광장의 서쪽에 있는(서쪽 맞나??) 빌딩의 양쪽에 세워진 동상이다. 설명이 있는데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꽤 센스가 넘치는 작품이다.
성당 앞에 서서 바라본 광장이다. 크지 않지만 나무 그늘이 시원하고 주변에 관광지와 쇼핑거리가 많아서 늘 사람들이 쉬어가는 곳이다.
관광지에서 빠질 수 없는 마차. 내가 혐오하는 것 중을 하나다. 도대체 이 사업을 승인한 관청은 무엇이며 이걸 타고 즐겁다고 하는 사람들의 뇌 속은 어떤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플라멩고를 추고 있는 거리의 예술가, 바로 앞의 꼬마 아이는 20분 전의 음악회에서도 연주자들 앞에서 얼쩡거리며 춤을 추며 엄마에게 사진을 찍히며 놀았는데, 여기에서도 발판에 올라가고 무용수 바로 옆에 엎드려 사진을 찍히고.... 저 쭈그려 앉은 아이의 엄마가 문제다.
어디서 찍어도 멋진 사진이 나오지 않는 노트르담 대성당. 광장의 나무 그늘 아래 의자에 앉아서 입장할 시간을 기다렸다. 요일에 따라 다르지만 4시 정도까지는 입장이 가능한데 난 오르간 콘서트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 드디어 입장.
지현이나 현미는 이런 성인들의 모습만 봐도 누구라고 금방 알던데... 난 도대체 누가 누구인지...
와우, 어매이징한(수리나쌤이 이 표현은 주의하란다. 흔하게도 부정적이게도 들릴 수 있단다.) 내부이다. 짙은 그러나 맑은 금색으로 칠해진 장식들과 푸른 빛의 천정과 밝은 조명처리로 분위기가 화려했지만 품위가 있었다. 기둥과 제단의 장식들도 광장히 화려하지만 세련되었고 가볍지 않다. 2층과 3층도 있는데 어찌보면 유럽의 공연장 같기도 하다.
창과 천장의 스테인드글라스도 멋지다. 몬트리올의 역사나 서인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그려져있다는데, 난 꼼꼼하게 살펴보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다음 주에도 그 다음 주에도 음악회에 또 갈거니까 그 때마다 조금씩 살펴보자는 생각으로 나왔다.
제단 반대쪽의 파이프 오르간이 엄청 웅장하게 있다. 1891년에 만들어졌다는데 5,772개의 파이프를 가지고 있단다. 지금까지 봤던 그 어떤 파이프오르간보다도 멋지다. 성당이지만 음악회를 목적으로 지어졌나? 할 정도로 울림도 좋다.
,마지막 두 곡인 매우 인상적이었다. Judith Weir의 Ettrick Banks를 연주할 예정이었으나, 매우 대중적인, 누구에게나 익숙한 '대니 보이'과 엘가의 오르간 소나타 G장조를 연주했다. 소나타 전곡이라니!!! 이 곳에서 생상의 오르간 협주곡도 들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집에 와서 Judith Weir의 Ettrick Banks를 들어보니 헐, 현대음악이다. 오르간 곡도 조성 무시, 불협화음 잔뜩, 으스스한 분위기의 현대음악이 있다니 놀랍다. 청중들의 분위기를 생각해서 선곡을 바꾸었나 보다. ㅎㅎ
"띠리롱롱 띠리롱롱" 건너편 자리에 있던 아주머니의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고, 당황한 아주머니가 황급히 끄기는 했으나 이미 쏟아진 물이다.
'중국인들이 다 그렇지 뭐' 라고 생각했는데 바로 다시 들리는 핸드폰 안내소리....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상태이니 확인이 ........"
아 부끄럽다.
공연 관람을 마치고 나온 시각이 8시 30분. 좀 더 기다려서 야경까지 보고 들어가자 생각하고 성당 주변을 한 번 더 돌았다.
이 위치에서 보니 그나마 성당의 규모와 전체 모습이 보였다.
상품 진열을 멋지게 혹은 독특하게 해 놓은 주변의 상가들을 구경하고 스타벅스에 가서 카훼라떼를 주문하고 인터넷 사냥을 나섰다. 여기에 와서 유난히 스타벅스에 자주 간다. 아무래도 인터넷 사용이 편리해서 공부를 하거나 쉬고 싶을 때 스타벅스를 찾게된다. 특히 집 앞에 있는 스타벅스는 유용한 장소다.
야경, 생각만큼 멋지지는 않지만 소박하고 은은한 광장을 한 바퀴 돌아보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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