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4일 화요일 날씨 - 서늘하다가 화창하다가....또 서늘하다가....
새벽부터 눈이 떠졌다. 연호와 남숙이랑 열흘 정도 다녔더니 나도 그 리듬에 맞아 버렸나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더구나 조용한 휴양지인 아이델의 아침은 늦게 시작했다. 자고 있는 호텔 직원을 깨워가면서 밖으로 나갔다.
마을 위쪽으로 가서야 어젯밤에 성급하게 숙소를 정한 것을 후회했다. 도로 옆으로 훨씬 전망 좋고 분위기 있는 호텔과 팬션이 즐비했다. 도로에서 먼 언덕 위에 있는 호텔이라도 짐을 도르레 장치로 올리면 그리 힘들 것도없어 보였다. 올라가면서는 옮길 만한 숙소를 물색했다가 내려오면서는 귀찮은 생각에 예실바디에 그냥 묵기로 했다. 전망 좋은 거야 딱 한 시간꺼리지 뭐.
괴레메에서 만난 거제도 쌤의 조언에 따라 산 위에 가는 돌무쉬를 타기로 했다. 돌무쉬가 출발하기를 기다리면서 돌무쉬 기사들에게 지도를 그려가면서 물어보았다. 어젯밤에 아이델로 들어오면서 헷갈리던 지도가 이해되었다. 그리고 내가 가고자 하는 곳은 카으룬이란 곳이었다.
돌무쉬는 깊은 계곡을 따라 올라갔다. 빽빽한 침엽수림이 장관이더니 어느새 나무가 자라지 못하는 초지가 나왔다. 초지라기 보다는 돌덩어리가 더 많은 초지였다. 포장이 되지 않은 좁은 길을 한참 달려서 다다른 곳엔 꽤 큰 마을이 있었고, 마을은 높은 산에 둘러 싸여 있었다.
마을은 힘든 삶을 보여주듯 납작하게 보여 있었고, 마을 사이 사이를 흐르는 물 소리기가 가득했다. 마을 남쪽을 가로 막은 높은 산에는 녹지 않은 눈이 희끗하게 보였다.
아이델이 터키의 알프스라더니 여기 카으룬을 말하는 것이었나보다. 완전 장관이었다. 아이델에 왔으나 카으룬에 가지 않으면 아이델을 제대로 봤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인터넷에도 없는 정보를 준 거제도 쌤에게 감사했다.
9시 버스를 타고 올라갔다가 1시 버스로 내려왔다.
그리고는 다시 쳄르헴신으로 내려갔다. 어제보고 다시 보니 어제의 신비로움은 사라졌다.
부슬거리는 비를 피하기 위해 들어갔던 레스토랑에서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산악 가이드였다는 주인아저씨가 영어를 할 줄 알아서 잠시 이야기를 했다. 아저씨는 본인의 영어 실력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아이델의 돌무쉬 기사들과도 낯이 익어서 인사는 물론 농담도 하고 그랬다.
사흘을 머물 생각으로 온 아이델이지만 내 생각보다는 복작거리는 모습에 이틀만 있고 우준굘에 가보기로 했다.
"나 우준굘에 가고 싶어. 쳄르헴신에 가니까 우준굘로 가는 버스가 있는 것 같더라. "
"무슨 소리냐? 거기에서 가는 버스는 없어."
"파자르, 오프, 우준굘. " 돌무쉬 기사들이 우준굘로 가는 방법을 알려줬다. 파자르 오토가르로 가서 오프로 가서 또 오프에서 우준굘 가는 미니버스를 타란다.
'두 번이나 갈아 타고 가는거네? 그래도 가봐야지.'
날씨가 쌀쌀했다. 어떤 사람은 털옷을 입고 다니는데 열이 많은 난 얇은 남방셔츠로도 견딜만 했다. 더위에 힘들었던 안탈랴가 완전히 잊혀졌다.
--------------오래된 글이 발견되었다. 그래서 옮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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