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14일 화요일 날씨 - 아침 저녁으로는 선선해짐. 낮엔 그래도 더워.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여행 후유증이라기 보다는 날씨 때문인 것 같다. 9월 중순인데도 낮엔 너무 더워서 지친다. 그러면서도 시간을 쪼개서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를 정리했다.
아직 동부쪽은 미개척지이다. 물론 나에게만 그렇다. 다녀온 사람들의 말의 의하면 동부쪽이 훨씬 마음에 많이 남는다고 한다. 다시 갈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서 남은 리라를 환전하지 않았다.
친구들끼리 다달이 여행 경비를 모은다고 해서 실제로 여행을 가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우리처럼 자유여행을 가는 경우는 더욱 그렇다. 우리는 2004년도에 아이들을 데리고 호주를 갔었고, 이번에는 터키를 다녀왔다. 우리는 다시 경비를 모으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웠다. 꿈도 아주 야무지다. 6년 후에 뉴질랜드를 캠핑카로 다니는거다. 아이디어는 굿이다.
트라브존에서 만났던 터키 사진작가는 아리프 아쉬츠, 우리 나라 여자는 이혜승이다. 아쉬츠는 명함을 보고 찾았고, 이혜승은 이야기하는 중에 들었던 책 제목, 그것도 다 잊어 버리고 [모로코]라는 낱말 하나로 검색을 시작했는데.....허걱! 자료가 많아서 딱 세 번의 클릭으로 그녀의 블로그까지 들어가게 되었다. 엄청 유명인이었던 것이다.
이혜승의 [지도없이 떠나는 오리엔트 여행]을 읽었다. 지금까지 내가 인정하는 여행기는 몇 권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혜승의 글은 정보 보다는 자신이 겪은 일은 담담하게 혹은 솔직하게 표현해서 내 마음에 들었다.
아쉬프의 책은 두 권을 찾았다. [이스탄불에서 온 장미 도둑]과 [실크로드 마지막 카라반]인데, 이 두 권 모두 표지는 익숙한 책이었다. 요란스런 표지 디자인으로 가벼울 것이라 생각되어 내 선택을 받지 못했던 장미 도둑은 에세이가 곁들여진 사진집인데.....도서관에서 읽으면서 혼자서 쿡쿡거리며 웃었다. 중후한 아쉬츠가 반전이 가득한 농담을 하는 것이다. 물론 진지한 내용이지만....그것을 무겁지 않게 이야기 하고 있다. 다른 책은 아직 시작을 하지 않았다.
찍었던 사진들 중에는 오르두의 패러글라이딩 사진만 보내주고 있다. 쉬린제에서 만난 세다에게 메일도 보내야하고, 오프의 간호사에게 사진도 보내야하는데....아직까지도 미루고 있다.
쿠웨이트의 메메드에게서는 전화가 왔었다. 정말로 전화가 올 줄은 몰랐다. 짧은 영어 때문에 인사 정도만 하고 끊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쿠웨이트에 대해서 찾아보았다. 부자나라 4위란다. 그런데 여자에게는 아직도 참정권이 없다고 한다. 기회가 되면 쿠웨이트도 가봐야겠다.
여행 중에 만난 사람들과 연결이 계속된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을 필요로 한다. 나처럼 게으른 사람은 그게 잘 안된다.
나는 인천공항의 청사연결 트램을 타면 가상의 시간여행을 마치고 현실로 돌아온 느낌을 받는다. 이번의 터키 여행도 가상공간으로 다녀온 느낌인데....이번에는 아직도 현실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빨리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
--------------오래된 글이 발견되었다. 그래서 옮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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