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에 2018년도에 독서회에서 읽을 책을 선정했고, 난 박재동의 실크로드 스케치여행을 추천했었다. 그래서 5권을 구입했는데....그런데!!!! 미투운동에 만화가 박재동도 성희롱이 문제가 되었다.
독서회에서 이 책으로 토론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잠깐 의논을 했다. 결론은 책은 책, 작가는 작가라고 생각하고 읽어보기로 했다.
이번에 다시 읽어보니 쌔카맣게 까먹어서 완전히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고, 최근에 알게 된 정보와 연관이 되는 것도 있었다. 그래서 또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미투에 대한 이야기를 무시할 수 없다. 서안에 도착해서 배운 퍄올랑(예쁘다)를 사용해서 식당에서 일하는 여자들과 나이트 클럽에 가는 행동을 비롯한 몇 군데에서 자꾸만 작자의 성의식에 대한 의심을 하게 되었다. 전에는 이 정도라면 그러려니 했을텐데 이번엔 내 기준이 매우 까다로워졌다는 것을 느꼈다.
난 이 책과 이 책에 등장하는 칸 김영종의 전문서적을 실크로드에 가기 전에 읽었었다. 덕분에 시안부터 우루무치까지의 여행에서 도움도 많이 받았고, 잘난 척도 많이 했었다. 또 어떤 곳은 작가의 감동을 나는 느끼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내가 이 책의 도움을 받은 부분
1. 텡그리와 야르라는 말을 우리 일행도 사용했었다.
2. 감숙성의 한혈마를 보고 제비처럼 빠르게 날고 있는 말의 모습을 이해하고 한참을 바라봤었다.
3. 투르판의 카레즈의 원리를 알고 보니 참 현명한 시설이다.
그 동안 내 삶이 좀 더 풍부해져서, 정보가 더 많아져서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다시 생각하는 것들이 있었다.
1. 위그족과 위그르족의 차이 : 비슷한 발음이나 전혀 다른 부족이다. 말이 생활의 중요한 수단인 위그족 소년들에 대한 영화 리버로드를 본 후라 위그족에 대한 명확한 구분을 할 수 있고, 그들의 산업화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있다.
2. 박재동과 친분이 있어 이 책에 잠시 등장하는 사람들 중에 강요배, 이호철, 이희재가 있다. 강요배는 이번에 제주 여행에서 많이 들었던 제주 풍경을 그리는 화가이고, 경북 산골에서 아이들에게 세밀화를 가르치는 것을 강점으로 하는 이호철선생님 그리고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그린 만화가 이희재가 작가와 친분이 꽤 있는 것 같다.
3. 칸 김영종과 사계절출판사의 강맑실이 부부란다. 전에도 이 사실을 알고 놀랐었던 거 같은데.....
휙휙 그린 듯한 스케치가 매우 멋지다. 이런 재주가 있으면 여행을 할 때 정말 좋겠다.
194페이지에 숲 속으로 물이 빠르게 흐르는 스케치를 하면서 쏴아아아아.... 라는 말이 글씨인 듯, 그림인 듯 써 있다. 이런 건 머릿속으로 미리 구상하는 것이겠지.
여행 하던 지역과 우리 말과의 공통점들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나도 공감한다.
호토(성) - 미추홀, 카라-가라(검은), 나라치- 나라 해일, 날일....
작가는 폐허가 주는 묘한 감동과 사막에 대한 동경에 대해 많은 지면을 활용했다. 나도 글빨만 있다면 더 썼을 것이다.
기행문의 중간중간에 급조하여 만든 짧막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작가는 작가인 듯.
그들이 기획했던 바리공주는 어떻게 되었을까? 바리공주에 실현되지 않은 이유는 장선우 감동의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폭말때문ㅇ 아니었을까?
'문화 이야기 > 북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래 - 천명관 (0) | 2018.05.26 |
---|---|
열한 계단, 나를 흔들어 키운 불편한 지식들 (0) | 2018.05.20 |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0) | 2018.04.05 |
수학 끼고 가는 이탈리아 (0) | 2018.03.20 |
좁은 문, 전원교향곡, 배덕자 - 앙드레 지드 (0) | 2018.03.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