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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국내여행

[서울] 검이불루 화이불치 창덕궁

by 그랑헤라 2018. 11. 4.

경복궁은 아무래도 가장 이름있는 궁궐이라서 그렇겠지만, 몇 번 가보았는데, 창덕궁을 가 본 기억은 없다. 아무래도 시골 사람에게는 뒷전으로 밀리는 궁궐인가 보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9편에는 종묘, 창덕궁, 창경국이 소개되어 있기 때문에 먼저 창덕궁을 가 보기로 했다.



9시가 쫌 넘어서 도착했는데, 헐!!! 입장권을 사기 위한 줄이 두 굽이가 굽어져 있었다. 유명한 후원은 오전 시간은 이미 매진. 



30분 가량을 기다린 후에 드디어 입장이다.






규모로는 경복궁과 비교할 수 없지만 참 정이 가는 궁궐이다.




청기와로 만들어진 선정전-대신들과 정치를 논하던 곳이란다.



겹겹이 늘어선 기와지붕과 담장이 아름답다.




현장학습을 나온 중학생들, 가위 바위 보에 져서 여자 복장을 두 친구. 한 명은 치마를 펄럭이며 활개를 치고 다니고, 한 명은 다소곳이 정말 조선의 규수가 된 듯 조신하게 즐기는 모습이다. 



화려한 희정당. 순종임금의 자동차가 다녔던 길과 캐노피가 있어서 더욱 화려한 모습이다. 




유홍준은 화계에 대해 누누히 설명을 하고 그 아름다움에 대해 말을 했다. 내가 봐도 그렇다.




대조전의 내부의 모습이다. 외국의 유적지에 가면 문화재를 복원하는 모습을 가끔 볼 수 있는데, 우리도 그렇다. 저 자개 의자를 정성껏 복원하고 있는 모습이 학생들 눈에는 매우 신기하게 보였나보다. 그래, 너희들 중에 누구라도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활동하기 바란다.

대조전에는 벽화가 유명하다고 책에 씌여 있으나, 나 같은 일반 관람객은 그것까지는 볼 수 없다.






창덕궁의 동궁은 많이 훼손되었단다. 그 중에서 지금 볼 수 있는 곳은 성정각. 왕세자의 독서와 서연이 이루어진 곳이란다.



성정각의 남쪽엔 보춘정, 동쪽엔 희우루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처마 끝이 유난히 치켜 올라간 모습이 낯설다.



성정각의 행랑채에는 조화어약, 보호성궁이라는 현판이 있고, 건물 앞에는 약절구가 있다. 이는 1907년 순종이 창덕궁으로 옮겨 오면서 내의원을 성정각 행랑채에 두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간혹 이 곳을 내의원이라고 소개하는 책자가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관람객 중에도 내의원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있더라. 유홍준의 말에 의하면 잘못된 것이란다.



낙선재는 일반 사대부집 같은 분위기다. 그런데 그 분위가가 참 좋다. 올망졸망, 아기자기하다. 나에겐 별로 인상적이지 않은 임금 헌종의 공간이란다. 요절을 해서 아쉽지만 가장 문화적인 임금이었다고 한다. 





창덕궁 보다 더 유명한 창덕궁 후원은 이번엔 볼 수 없었다. 다시 한 번 올 이유가 생겼다.


檢而不陋  華而不侈 검이불루 화이불치,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 참 적확한 표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