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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터키 (2019)

이스탄불 1일 : 나는 공정 여행을 시도한다

by 그랑헤라 2019. 4. 16.

2019년 4월 15일 월요일


세인트안톤성당 - 갈라타탑 - 그랜드바자르 - 블루모스크 


사돈어른이 새벽부터 (아마 7시?) 동네 구경 다니며 아침거리를 준비해 오셨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루를 일찍 시작하게 되었다.



숙소에서 몇 블럭 떨어진 곳에 이스탄불에서 제일 유명한 성당인 세인트안톤성당이 있다. 사돈어른이 부활절 미사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적당해 보였다. 부활절 주간 미사시간을 확인하고 하루를 시작했다. 

이 성당은 다리로 이어진 두 건물 사이에 정문이 있다. 이 두 건물은 성당이 일반인들에게 임대하는 아파트라고 한다. 성당의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서 이렇게 지어졌다고 한다. 카톨릭신자가 드문 이슬람국가에서 성당을 유지하는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 정보는 고객님이 가이드인 나에게 알려준 것이다. 참 쉬운 가이드다. 






이스티크랄거리 끝에 있는 갈라타타워까지는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곳이다.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은 분주하게 발길을 재촉하고, 가게문을 열고, 손님을 맞이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었다.




동생이 셀카봉을 빌려주었다. 작년에 어르신에게 여행앨범을 만들어 주는데, 우리가 함께 찍은 사진이 거의 없어서 왠지 어르신 혼자 여행을 한 것처럼 보였었다. 그래서 이번엔 모델 서비스까지 하기로 했다. 오늘의 복장 컨셉은 '앙카라 직장인'이다. ㅎㅎ




갈라타 타원에서 내려다보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안전망 때문에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애석하지만 할 수 없지뭐.



그랜드 바자르는 현지인보다는 관광객들이 더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실제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아마도 바가지가 너무 많다는 악명 때문에 물건 사기를 꺼려하는 것 같다.


난 시장에서 가격 흥정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랜드 바자르는 내가 갈 만한 곳은 아니지만, 이스탄불이 처음인 관광객인 사돈어른을 위해서 간 곳이었다. 골목 골목 다니면서 구경하다가 맨손으로 나오는 것은 관광객의 도리가 아니다. 그래서 예쁜 귀고리 한 쌍과  반건조 이란대추를 샀다. (이란대추인지 터키대추인지 모른다. 다만 몬트리올에서 4개월 하숙했던 가정이 이란인 가정이었는데, 그 때 자라가 이란산이라면서 매일 권했던 그 대추여서 샀다. 맛도 똑같이 맛있다.)

대추 가격이 생각보다 비쌌다. 꽤 비쌌다. 그런데 흥정을 하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난 착한 여행을 하고 싶은데 종종 맹한 여행을 하기도 한다.

그랜드바자르는 찍사들에게는 환상적인 장소이다. 그런데 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람들을 피해서 찍기가 너무 어려워서 사진은 없다.



술탄아흐멧 트램정류장 옆에 있는 로칸타키이다. 이렇게 늘어놓은 음식 중에서 선택을 하고 비용을 계산하면 된다. 향이 강한 케밥보다는 소테를 비롯한 이런 종류의 찜요리가 많아서 내 입맛엔 훨씬 잘 맞는다. 사돈어른 취향에도 이게 더 좋은 것 같았다. 터키 음식이 얼마나 다양한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거리거리에 케밥(구웠다는 뜻. 그래서 모든 구운 음심은 케밥이다. 밥, 라이스가 아니다.)집이 가장 많지만, 이렇게 로칸타키도 있고, 스프인 초르바집도 있다. 


터키 사람들은 사진 찍히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거의 없는 듯 하다. 난 음식만 찍고 싶었는데, 아저씨는 포즈까지 취해주었다.



블루모스크는 대대적인 공사중이었다. 내부 전체에 구조물이 세워져 있어서 돔천정 뿐만 아니라 벽면도 거의 가려져 있었다. 그 와중에 기도시간이어서 관광객과 기도하는 사람들이 섞여서 사람 가득, 꼬리꼬리 냄새 가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조용조용 물매암이처럼 들어오고 기도하고 떠나갔다. 우리도 여자들의 기도 공간에 앉아서 그 분위기를 함께 했다.



모스크의 한 구석, 이 곳이 블루모스크임을 말해주는 타일이 보였다.


숙소 - 갈라타타워 -카라쾨이 -그랜드바자르 - 블루모스크 - 카바타스 - 탁심광장 - 숙소까지의 하루 이동. 우리는 걷고, 트램을 탔고 케이블 메트로를 이용했다. 난 어르신에게 이렇게  구시가에서 신시가까지의 교통편을 완벽하게 알려드렸다. 그 사이에 이스탄불교통카드의 잔액을 확인하는 방법과 충전하는 방법까지도 알려드렸다.

아마도 내일부터는 사돈어른은 혼자서 다니고 싶어하실 것이고, 난 게으름을 피울 내 시간이 많이 생길 예정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