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6일 화요일
귈하네공원 - 예레바탄사라이 - 이집션바자르 - 위스크다르 - 이스티크랄거리
이른 아침에는 구름이 많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름이 빠르게 움직였고 푸른하늘이 점점 나타났다. 서늘하지만 기분 좋은 아침이었다. 이스탄불의 최근 날씨가 이상기온이란다. 작년엔 반팔을 입고도 더웠었다고 한다. 서늘한 이스탄불, 나에게 체적화한 날씨이다.
귈하네 트램바이정류장 바로 옆에 있는 쪽문으로 귈하네 공원을 들어가자마자 탄성이 나왔다. 갖가지 색깔의 튜립이 내 시야를 가득 채웠다. 세상에나, 귈하네 공원이 이런 모습이었다니!!! 여름과 겨울에만 보았던 귈하네와는 딴판이었다. 터키의 나라꽃이 튜립이라고 했지 아마? 아쉽다. 구시가에 묵었으면 매일 조깅을 나왔을텐데.... 톱카프 궁전을 가기 위한 지름길로 택한 귈하네를 오랫동안 산책했다.
귈하네 공원을 나와서 예레바탄사라이로 갔다. 블루모스크와 마찬가지로 이 곳도 대대적인 공사중이었다. 그래서 물도 뺐고, 여기 저기가 가림막으로 가려져 있었다. 이 곳의 예전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나야 괜찮지만, 이 곳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읽고 기대치가 한껏 올라간 사돈어른은 꽤 실망을 하신 것 같았다. 좀 아쉽다.
이집션바자르로 가기 위해 에미뇌뉴에서 내렸을 때, 시르케지 방향의 도로는 꽉 막혀있고, 부두쪽 도로는 텅텅 비어있었다. 가만히 보니 경찰들이 부두쪽으로 가려는 사람들을 제지하며 정리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 비어있는 도로로 비상등을 울리는 경찰차가 지나갔다. 뭔가 행사가 있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차단막에 매달려서 구경을 하고 있었고 나도 그 속에 끼어들었다.
몇 대의 경찰 사이클과 자동차가 지나고 한 무리의 사이클 선수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 뒤로는 사이클선수들을 돕는 자동차들이 한참을 따라갔다. 좋은 구경거리다. ㅎㅎ
이집션바자르는 깔끔하게 정비가 되었다. 너무나 깔끔해서 웬지 정이 안갔다.
지붕이 없는 곳은 여전히 정스러웠다. 이집션바자르는 그랜드바자르와는 다른 매력이 폴폴 넘치는 곳이다.
우리는 치즈도 사고, 휴대용 작은 재봉기구도 사고, 톨룸바와 커피와 차를 마시고, 시장 안에 있는 작은 식당에서 초르바로 점심까지 해결했다. 정신없이 낭비? 낭비 아니다. 지출을 했다.
배를 타기에 좋은 날씨이다. 우리에겐 너무 익숙한 위스크다르로 가는 배에 올랐다. 멀어지는 이스탄불의 모습은 언제봐도 신비롭다.
예전엔 칙칙하게 보였던 카라쾨이인데 지금은 산뜻하고 바뀌고 있었다. 이것이 관광객의 입장에서는 좋은 것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스탄불이 새롭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 여기저기에서 보였다.
위스크다르도 분위기가 조금 변했다. 부두에서 나오자마자 수많은 돌무쉬들이 사람들을 싣고 떠나던 모습이 이젠 없다. 도로가 정비었나? 돌무쉬들은 도로가에 한 줄로 정리되어 있었다. 이렇게 말끔한 모습이라니... 점점 진화되어가는 모습이다.
갈라타다리 부근도 확실히 달라졌다. 우선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날씨 때문인가? 사진에 보이는 만큼, 다리의 한쪽 부분에만 비교적 촘촘하게 낚시꾼들이 있고, 다른 곳은 몇 사람 없었다.
가이드북에서 보니, 갈라타다리 위의 낚시꾼들은 이스탄불의 실업율을 보여주는 척도란다.
내 엉덩이를 간신히 걸칠 수 있는 크기의 작은 목욕탕용 의자같은 것에 다닥다닥 붙어앉아서 먹던 고등어케밥 노점이 산뜻하게 정리되었다. 테이블과 비닐천막이 생겼다. 아, 이것도 나에겐 아쉽다. 그러나 부두 가득한 고등어굽는 냄새는 변함이 없다. 여전히 성업 중이다.
천천히 걸어서 갈라타다리를 건넜다. 날씨 탓인가? 거리를 정리가 되었고, 많은 관광지들이 정비가 되었거나 정비 중이었고, 공기 오염도 느낄 수 없었다. 현재의 터키 정치상황이 이번 선거로 불안정하고, 환율도 불안하다고 들었는데... 하긴 여행으로 와서 뭘 알 수 있을까?
맞다! 달라진 것이 또 하나 있다. 이스티크랄 거리에 버스킹하는 사람들이 엄청 많아졌다. 그래서 거리를 걷는 것이 더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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