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19일 금요일
돌마바흐체 궁전 - 루멜리 히사르 - 베벡 - 오르타쾨이
여행을 할 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간은 조용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놓고, 한 시간 정도 책을 읽거나 여행을 정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은여행 반, 일 반이라서 내 마음대로 그런 시간을 만들수 없다.
나의 고객님은 보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서 쉬지 않으려고 한다. 아침 6시에 우리 동네 탁심을 산책하며 아침에 먹을 빵을 사오고, 8시가 되면 외출준비를 끝내고 앉아계신다. ㅠ,ㅠ
돌마바흐체 궁전은 하기아 소피아와 톱카프 궁전과 같이 관람객이 엄청나게 몰리는 곳이라서 일찍 입장해야 한다. 그래서 숙소에서 8시 40분 정도에 나갔고, 9시 10분에 도착했다. 10분 전에 문을 연 돌마바흐체궁전 입구에는 입장객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입장을 천천히 진행되었고, 20분 정도 기다렸더니 사돈어른은 조급함으로 짜증을 내셨다.
입장 후에도 앞사람의 뒤통수만 따라가야할 정도로 붐비는 관람 라인이었다. 우리는 우리를 따라잡는 관람객 무리를 앞으로 보내주면서 천천히 구경을 했다. 사돈어른은 화려한 궁전의 장식에 감탄을 하시며, 톱카프 궁전이나 하기아 소피아보다도 높은 점수를 주었다.
돌마바흐체 궁전을 관람하고 나왔을 때에는 빗줄기가 꽤 굵었다. 하지만 하렘까지 관람하고 나왔을 때에는 비가 그쳐 있었고,하늘도 푸른 색을 띄고 있었다. 다행이었다.
오늘은 체험학습을 온 학생들이 나잇대별로 다양하게 있었다. 궁전의 메인 게이트를 나와있던 학생들 사이에서 박수로 박자를 맞추면서 터키 전통춤을 시작하였다. 많은 사람들 앞이었는데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아이들을 지도하는 젊은 남자선생님도 진지했다.
직업으로서 교사를 가장 선호하는 나라가 터키와 우리 나라이다. 어딘가에선 본 통계가 그랬다. 우리 나라 교사들과는 달리 터키의 교사들은 직업에 대한 만족도와 자긍심이 높아 보인다. 정확한 것을 아니다. 오늘 본 교사들의 얼굴 표정과 내가 알고 있는 두 명의 터키 교사들을 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베쉭타쉬에서 22번 버스를 타고 가는 길. 3차선의 도로에 중앙선이 없는 가변차로다. 흥미롭다. 루멜리 히사르로 갈때에는 우리가 가는 방향이 1차선만 운행되었고, 돌아올 때에는 2차선으로 운행되었다. 교통량에 따라서 합리적으로 운행이 되더라. 흥미롭다.
오랫동안 보고 싶었던 이 곳, 루멜리 히사르. 처음 이스탄불에 왔을 때... 아마도 한 12년 전인가? 흑해 쪽 가깝게 있는 아나톨루요새까지 가는 유람선 안에서 보고 강력하게 보고 싶었던 곳이다. 드디어 이 곳을 오게 되었다.
가파른 언덕 위로 연결이 되어서 어르신이 올라가기에는 힘들어보였다. 우리는 2시간 후에 만나기로 했고, 나 혼자서만 위로 올라갔다. 거의 폐허로 변한 이 곳을 상상력을 마구 자극하는 곳이었다.
'술탄의 예니체리에서 벌을 받고 이 곳의 파수병으로 오게 된 그 남자는 마음에 두었던 후궁이 그리웠다'로 시작하는 역사로맨스는 성벽의 가장 높은 곳인 탑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미야자키 하야오식 환타지로 순식간에 바뀌었다. 라퓨타나 코난을 생각나게 하는 공간이 딱!!! 나타났다.
이 기둥이 우주로 연결되거나, 윗부분이 날아가야한다.
루멜리 히사르는 좁은 공간이지만 폼페이 보다도 더 강력한 인상을 주는 곳이다. 집에 돌아가기 전에 시간이 된다면 다시 와서 성벽 구석에 앉아서 책을 읽어야겠다.
돌아오는 길에 베벡에 있는 스타벅스에 갔다, 우리 나라에서도 가지 않는 스타벅스엘!
엄청난 전망을 가지고 있다고 들어서 갔는데 테라스와 창가 쪽 자리는 지하부터 3층까지 빈자리가 없었다. 할 수 없이 거리 쪽 자리에 앉아서 해가 넘어가기를 기다렸다. 웃고 있는 세이렌이 좀 기분 나쁘다.
보스프러스 해변을 따라 달리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인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오르타쾨이에서의 일몰이다. 그런데...너무 많은 사람과 바다가 아닌 건물 위로 떨어질 것 같은 해에게 실망하였다. 우리는 구글 평점이 괜찮은 만트집에서 가정식 만트와 제대로 된 포도잎 돌마를 저녁으로 먹고 나왔다..
오르타쾨이에서 유명한 쿰피르.... 이미 너무 상업적으로 변해있었다. 왔다가 괜시리 기억만 나빠졌다.
우리가 탁심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어두워져 있었고, 거리는 역시나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오전 8시 부터 오후 8시. 70 중반의 고객님에게는 미친 일정이다. 그런데 고객님 보다 내가 더 힘들어한다. ㅠ.ㅠ
토요일 아침 7시, 나의 고객님께서는 우유와 내가 먹을 시미쯔를 사오시겠다면서 밖으로 나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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