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0일 토요일
토요시장 - 외즈디렉팍 이스탄불 쇼핑몰
6일 동안 아침 일찍 외출해서 저녁까지 먹고 들어오는 살인적인 일정으로 여행자들이 찾는 유명한 곳은 대부분 가보았다.
어르신도 나도 피곤이 누적되었고, 그래서 오늘은 여유있는 하루를 보내기로 했으나............ 다만 한 시간 늦게 하루를 시작했을 뿐이다.
어르신은 재래시장엘 가보고 싶어했고, 이미 요일별로 시장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다.
고객맞춤 서비스를 자랑하는 내 투어는 당연히 가보아야 한다. 인터넷에서 보니 토요시장이 괜찮아 보였다.
토요시장까지 코자무스타파 파샤행 돌무쉬를 탔다. 탁심에도 돌무쉬가 다니는 줄 몰랐다. 돌무쉬는 버스와 택시의 중간이라고나 할까? 이용객이 많이 않은 마을에 다니는 대중교통이다. 승객이 어느 정도 차면 출발을 하는 것과 현금으로만 요금을 내는데 아무때나 내면 된다. 중간 자리에 앉은 승객은 뒤에 있는 승객의 요금을 건네주어야 한다. 물론 거스름돈도 마찬가지. 시골마을로 가면 이 돌무쉬가 매우 유용하고 정스럽다.
목적지를 물어보는데 영어도 안통하고 스페인어도 안통하고.....번역앱을 처음 사용해봤다. 춤마테시 파자....
기사는 시장에서 내려주고 타는 곳까지 알려주었다. (여기가 종점이다)
처음엔 작은 시장인 줄 알았는데 골목 골목이 다 연결이 되어 있고 엄청나게 컸다.
올리브와 치즈의 종류가 엄청 많고 이집션바자르에 비해 아주 싸다. 맛보는 것도 부담이 없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니까 사진을 찍어달라는 사람이 많았다. 그럴거면 메일주소를 알려줘야지 사진을 보내는데 그런 것도 아니다. ㅎㅎ
우린 정말 맛있는 에크멕 2개를 샀고(하나를 사서 들고 다니면서 다 뜯어먹어서 다시 하나를 더 샀다), 토마토, 어르신의 고무줄 바지...또 뭐샀지? 기억이 안난다.
어쨌든 이스탄불 일정이 사흘 밖에 남지 않았고, 아직 밖에서 사 먹을 것이 많았기 때문에 물건을 살 수 없었다. 쇼핑을 좋아하는 어르신에게는 강력한 절제를 요구하는 곳이었다.
매일 전통적, 역사적인 것만 보았으니 이젠 이스탄불의 현재를 보기 위해서 대형쇼핑몰이 있는 레반트역 쪽으로 갔다. 갈라타탑에서 보면 구시가 반대쪽으로는 높은 빌딩들이 쭉쭉 솟아 있는 바로 그 지역이다.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하루 종일 여기에 있을 수도 있을 수 있는 공간이다. 터키의 물가가 우리보다 저렴하기는 한데 의류도 그런지는 모르겠다. 이스티크랄에 있는 자라에서 이른 봄에 입기 좋은 긴가디건을 120리라(24000원 정도?)에 샀는데 이런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정도 하지?
우리가 살 것은 없었다. 우리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가 다른 쪽에 있는 것을 타고 내려왔다가, 중간 부분에 있는 것을 타고 다시 올라갔다가 하면서 구경을 했다.
그리고 5층 건물 위에 있는 카페에서 차와 아이스크림을 먹었을 뿐이다.
아직도 해가 중천에 있었다. 골드혼의 전망을 볼 수 있는 피에르로티를 들러보기로 했다.
언덕 위까지 곤돌라가 연결되는데, 무슨 문제인지 지금은 사용되지 않았다. 대신에 돌무쉬보다 조금 더 큰 승합차가 대기하고 있었고, 피에르로티로 간다고 했다. 가격이 4리라다. 대중교통 요금이 2.6리라인데... 여긴 비싸다.
다른 방법이 없으니 탔는데, 3층 정도의 아파트들이 늘어선 엄청난 경사로를 올라가다가 중간에서 경찰에게 걸렸다. 뭔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후진, 후진을 하여 내려왔고 처음 출발한 곳으로 돌아갔다. 그리고는 요금을 돌려받았다.
이 차가 계속 운행되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였다. 어찌나 낡았는지, 그런데 그렇게 심한 경사를 승객을 빽빽하게 태우고 올라가다니.... 중간에 서버리면 어쩔거야. 아마도 이 버스는 불법이리라.
경찰이 말하기를.... 택시를 타고 가야한단다.
난 어떻게든 그 멋진 전망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어르신은 별로 의지가 없으셨다. 언덕 뒤쪽으로 빙빙 돌아가가는, 그래서 시간이 한 시간 정도 걸리는 버스가 있는데, 의지가 없는 고객님은 가이드의 의지도 꺾는다. 그래서 그냥 돌아왔다.
우리가 탄 버스틑 테오도시오스 성벽이 시작되는 곳을 지나서 달렸다.
골드혼 중간에 있는 메트로정류장에서 보면 또다른 구시가의 전망을 볼 수 있다. 예니모스크 뒤로 하기아 소피아의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잔돈 쓰는 것을 즐기시는 어르신이 닭다리와 감자와 양파를 사오셨다. 그리고 닭볶음탕으로 저녁을 준비해 주셨다.
지금은 일요일 아침 9시.
어르신은 부활절 미사를 보러 세인트안톤 성당엘 가셨고, 난 느긋한 일요일 아침을 보내고 있다. 매일 흐리고 비가 조금씩 내리는 아침이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햇살이 좋다. 이 햇살 좋은 날 집에 있기는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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