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2일 월요일
아쿠아리움
오리엔트 특급열차.
사돈어른은 젊은 시절에 애거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두 번이나 읽고 이스탄불에 대한 동경을 갖고 있었단다. 생각해보니 로마보다 이스탄불에 대한 동경이 더 컸던 것 같다.
나의 고객님의 아들, 즉 나의 제부는 나와 자신의 엄마가 똑같다고 흉을 본다. 문화허영심에 쩔어있다고. 내가 보건대, 사돈어른이 나보다 훨씬 심각하다. 다섯 배는 더 심각하다. 그래서 우리가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다.
오리엔트특급열차의 종착점이자 시발점인 이스탄불 시르케지역은 마지막으로 남겨놓은 곳이었다. 시르케지 역에서 기차를 꼭 타보고 싶다고 하셨다.
그럼 소원을 들어줘야지.
이젠 너무나 익숙해진 트램바이를 타고 시르케지역에서 내렸다. 우리는 일주일만에 이스탄불 생활에 완전히 적응되어서 늘 무단횡단을 하고다닌다.
중후한 시르케지역은 이젠 기운이 없어보였고, 그래서 보수중이어서 사진을 찍을 수 없었다.
시르케지역의 교통 시스템에 대해서 정보가 거의 없었다. 찾아보려고 하지도 않았다. 역에 가서 한 시간 정도 거리에 있는 곳까지 갔다가 오면 되겠거니 생각을 했다.
쉽지 않았다. 근교는 마르마레이 메트로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 메트로 마르마레이는 이스탄불의 서쪽 45분 정도에 있는 할칼르와 아시아 지역에 있는 게브제를 잇는 노선으로 새로 개통한 것 같다. 특이한 점은 유럽과 아시아를 나누는 보스프러스해가 시작되는 부분에 해저터널이 생겼다는 것이다.
예전의 기차를 타보지 못해서 아쉽다.
할칼르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대신 할칼르에서 너대섯번째 정류장이 아쿠아리움이었다. 예전에는 아쿠아리움과 동물원을 무척 좋아해서 여행을 하면서 가능하면 이 두 곳은 꼭 가보았었다. 하지만 동물권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부터는 관심을 잃었다. 아니 동물원 폐지 운동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사돈어른이 아쿠아리움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다고 해서 가보았다. 입장권이 100리라(2만원 정도)인데 딱 그 정도라고 보면 된다.
뭔가 미래적인 짧은 통로을 건너가면 쇼핑센터이다. 이스탄불에는 이런 멋진 쇼핑센터가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 많다.
마르마라해와 접해있는 휴식공간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왔다.
유라시아해저터털을 건너서 위스크다르로 가서 페리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고 싶었으나, 어르신도 피곤해 보이고, 나도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해서 곧장 돌아왔다. 그리고 씻지도 못하고 쓰러졌다.
다음 날.
어제, 저녁도 먹지 못하고 쓰러져 잤다가 틈틈이 잠이 깼다. 머리는 계속 아팠고, 식은 땀도 났고, 얼굴도 많이 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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