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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야기/터키 (2019)

카파도시아 1일 : 앞자리가 좋다

by 그랑헤라 2019. 4. 24.

2019년 4월 23일 화요일


"미니멈 한 시간, 맥시멈 두 시간."

탁심 하바버스 승차장에서 사비아괵첸 공항까지의 소요시간을 이렇게 말했다. 우리 숙소의 매니저도 교통체증에 걸리면 2시간은 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스탄불의 출근길 교통체증을 경험해 본 내 생각도 그랬다.


12시 35분 비행기라서 8시 35분 버스를 타기로 했다. 방에서 빈둥대나 공항에서 빈둥대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탁심광장에서 무슨 큰 행사가 있나보다.  경찰 바리케이트가 쳐저있고, 경찰들이 아침부터 분주했다. 시위는 아닌 것 같았다. 웬만한 큰 건물에는 대형국기가 걸려있었다.



터키 경제가 괜찮은가 보다. 정말이지 여기 저기 재개발을 하는 곳이 엄청나게 많다.



탁심 부근에서는 교통량이 조금 많은가 싶었는데, 거길 빠져나오자 길이 뻥뻥 뚫렸다. 며칠 전에 엄청나게 복잡했던 베쉭타쉬도 순식간에 지났다. 그리고 보스프러스다리, 교통체증으로 가장 유명했던 곳인데, 순식간에 통과했다.


8시 30분 버스를 타기 위해 우리는 하바버스 승차장에  8시 정도에 도착했고, 그래서 제일 앞자리를 맡을 수 있었다. 바로 요런 전망을 보기 위해서였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매우 영리하고 민첩하다. 부정적으로 보면 눈치가 빠르다. 이게 부정적인지 모르겠으나.... 어쨌거나 우리는 정당하게 제일 앞자리에 앉아서 멋진 전망을 보면서 공항으로 갔다.



이 도로를 두어 번 다녀본 것 같다. 그런데 분위기가 완전 달라졌다. 하긴, 10년이면 긴 세월이지. 터키가 엄청난 발전을 했고, 하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뻥뻥 뚫린 도로를 타고 45분 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출발하는 비행기들의 상황을 보여주는 전광판에 딱 하나의 '지연'된 비행기가 있었고, 그게 우리 것이었다. 45분 지연된다고 했다가 다시 15분 더 시간이 지연된다고 했다.

이런, 이런....   크지않은 사비아괵첸공항 국내선 구역에서 4시간을 보내야하는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수속은 또 어찌 그리 빠르게 진행되는지....  스타벅스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서 얇지 않은 책을 반 정도나 읽었다.



크지 않은 비행기의 자리도 두번째 자리이다. 높게 날지 않고, 날개에 걸리지도 않아서 전망도 엄청 멋지다. 나도 작은 비행기로 가는 짧은 일정의 비행은 창가에 앉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10시간 동안의 비행에도 창 밖을 수시로 확인하시는 고객님에게 안쪽으로 앉으라고 할 수가 없었다. ㅠ,ㅠ



호텔에 예약한 공항셔틀버스에는 이미 몇 사람이 앉아있었다.

"우리 이 자리에 앉아도 돼요?" 

요 한 마디로 우리는 셔틀 승합차의 맨 앞자리, 기사 옆자리에 앉아서 네스쉐히르 공항부터 괴레메로 들어왔다. 아싸라비아다.





숙소에 짐을 풀자마자 바로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언덕 위로 올라갔다.

괴레메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멍때리고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한 곳이다.



멍~~~~,



멍~~~~,



멍~~~~,



멍~~~~,



멍~~~~,



멍~~~~,



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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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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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