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4월 27일 토요일
베벡 - 이집션 바자르
아침에 창문을 열면 이런 모습이 보인다. 재건축을 하기 위해 정리한 공간을 통해 이스티크랄 거리의 한산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8시가 넘으면 다시 분주해질 것이고, 하루 종일 떠들석할 것이다.
우리 숙소는 이스티크랄거리에서 한 블럭 떨어진 곳이라서 위치가 엄청 좋은 곳인데, 방의 위치에 따라서 매우 조용하기도 하고, 엄청 시끄럽기도 하다. 지금의 방은 하루 종일 떠들석한데 난 이 흥청거리는 분위기가 좋다. 식탁에 앉아서 커피를 마시면 나 역시 거리 카페에 묻혀있는 것 같다.
22번 버스와 하시오스만행 메트로를 이용해서 보스포러스 해안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는 것이 오늘 오전의 일정이었다.
중간에 잠시 베벡에서 내려 스타벅스에 들어갔다. 지난 번에 전망 좋은 창가 자리를 침만 흘리며 보고 있다가 왔기 때문에 미련이 남았었다.
10시 정도에 도착했는데도 해변 테라스자리(지하층)와 1층 창가엔 이미 자리가 없었다. 그래도 우린 2층 창가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어르신은 이른 낮잠자기, 사진찍기, 여행 메모하기를 하고 난 책을 읽었다.
따가운 햇살에 좀 더웠지만 꾹 참으면서 자리를 지켰다.
베벡엔 22번 버스만 다니는 것이 아니었다. 40번대의 버스가 탁심엘 간다고 써있어서 얼른 올라탔는데, 탁심광장이 종점이었다.
탁심에서 베벡을 가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다.
뭐지? 구글지도로 찾을 때는 나오지 않은 경로였는데......
점심은 라면이었다. 사돈어른은 이제 터키 음식엔 좀 지친 것 같았다.
10년 전 쯤인가? 친구들과 터키에 온 적이 있었다. 그 친구들은 특유의 이국적인 향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의 음식을 거부했었다. 호텔에서의 아침식사를 제외하고는 거의 먹지 못하고 다니다가 맥도널드를 발견하고 환호를 했던 기억이 났다. 지금은 맥도널드, 버거킹등 미국 프랜차이즈 패스트푸드가 한 블런 건너면 나타나지만, 그 당시만해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친구들은 고생을 했었다.
어르신은 웬만한 음식은 모두 잘 드시는 줄 알았는데, 입맛에 맞지 않아도 참고 드셨던 것 같았다. 이젠 새로운 음식은 먹고 싶지 않으시다고 했다. 어르신이 준비한 비상식량인 라면 4개가 부족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거리 카페에 터키식 커피도 드셔보셔야지요. 여기에서 밖에 할 수 없는 경험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또다른 문화를 은근히 강요했다. 그래서 재미삼아 마시게 된 터키 커피다.
사실 나도 터키커피는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귀국 쇼핑을 하기 위해 번잡한 탁심을 빠져나가서 이집션 바자르로 갔다.
떠밀려 다녀야만 하는 인파. 그렇지, 이게 바로 이집션 바자르의 진짜 모습이지.
그 인파를 헤치고 우리도 폭풍쇼핑을 했다. 어르신은 여행을 보내준 아들과 며느리에게 줄 것들을, 난 나만을 위한 것들을.
말린 대추 2kg, 녹색 올리브절임 1kg, 검은 올리브절임 1kg, 쿰쿰한 치즈 2kg, 리제차이 한 봉지.....ㅎㅎ 내 수준에서는 엄청난 쇼핑인데, 보기만 해도 즐겁다.
참 또 있다. 어제, 이스탄불 대학가 문구점에서 산 이스탄불대학 이름과 갈라타탑 그림이 새겨진 크로키북 2권.
집에 돌아가면 크로키를 좀 연습할 생각이다. 여행을 하면서 제일 아쉬운 점은 그림을 그릴 줄 알았으면 한다는 것과 악기를 하나 정도는 다룰 줄 알았으면 한다는 것이다. 악기를 배우는 것은 나에는 너무 어렵고, 그림은 좀 만만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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