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자 : 이 주 헌
출판사 : 아트북스
출판연도 : 2009년 9월 1일 (내가 본 책은 2018년 1월 10일 1판 22쇄 -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팔리는 책이네)
예전에는 이주헌의 책이 잘 읽히지가 않았었다. 어려운 용어를 많이 사용해서 좋아하는 작가가 아니었는데, 이번에 읽어보니 내 입맛에 딱딱 맞는다.
미술키워드 30개. 어려운 용어가 많이 나온다.
데페이즈망, 트롱프뢰유, 게슈탈트 전환, 왜상, 알레고리, 키아로스쿠로, 시각상과 촉각상, 스탕달 신드롬, 이콘, 바니타스, 쿤스트카머, 베두타, 오리엔탈리즘, 빅토리안 페인팅, 추상표현주의... 어디가서 잘난 척 하기 딱 좋은 책이다.
부제가 미술이 즐거워지는 미술 키워드 30이다. 미술관에 가서 작품을 보면서 이런 용어들이 기억나면 스스로가 얼마나 대견할까? 더구나 옆 사람에게 설명까지 해줄 수 있다면 그림이 아니 미술관 방문이 얼마나 즐거워질까? ㅋㅋ
[지식과 경험의 구슬 서른 개, 독자의 직관과 만나다] 글머리의 한 문장이다. 이 작가.... 글빨이 장난 아니다.
직관이 뛰어난 사람은 그 동안의 경험과 지식 가운데에서 그와 관련된 것들을 순간적으로 동원해 창조적으로 재구성하는 사람이다. 맞다. 기본이 있어야 하는거다.
책은 5개의 챕터로 되어있다.
1. 그림, 눈으로 읽을까, 마음으로 읽을까
--- 마그리트와 데페이즈망 : 재봉틀과 양산이 해부대에서 만나듯이 아름다운
............골콘다, 정례쌤 거실 한쪽의 벽지였다. 참 안목있는 분이다. 데페이즈망, 우리말로 전치, 다른 곳으로 옮겨 놓는 것이다. 이질적인 두 개 이상의 사물을 배치하므로써 낯선 느낌을 만드는 작업?
--- 트롱프뢰유 : 워싱턴이 라파엘로와 렘브란트에게 머리를 조아렸다고?
........... 트롬프는 속임, 함정이다. 뢰유는 '눈'인가보다. 환영천장화를 이야기하면서 로마에 있는 일 제수교회의 천장화를 예로 들었다. ㅎㅎ 내가 그 교회의 천장화를 보면서 얼마나 감탄을 했던가.
--- 게슈탈트 전환 : 산이었다가 사람이었다가, 과일이었다가 사람이었다가, 누구냐 너!
........... 요건 우리 사진 수업에서 많이 활용하는 기법이다. ㅎㅎ
--- 왜상 : 우리끼리만, 아는 사람들만 보는 거야
............ 미술 인문학 강의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정해진 자리에서 보면 실체가 제대로 보이는 그림. 이런 그림도 로마의 성당이나 미술관에 가면 종종 볼 수 있는 그림이다.
--- 알레고리 : 한입 베어 물고 버린 사과는 원죄를 의미한다고?
............. 드러나 보이는 것을 통해 숨은 속뜻을 전하는 것, 흔히 그림 속에서 상징을 찾아 읽어내는 것이다. 뭘 알아야지 그림도 읽을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신화 그림이나 성경 그림에 주로 나타난다.
--- 키아로스쿠로 : 빛과 그림자가 만들어내는 강렬한 그림자
--- 시각상과 촉각상 : 보이는 것을 그릴 것이냐, 아는 것을 그릴 것이냐
2. 창조의 기원, 감동의 기원
--- 남성 누드 : 남성 누드와 그리스의 운동경기
--- 여성 누드 : 죽어가거나 치명적이거나, 정숙하거나 유혹하거나
--- 천사상 : 당신의 수호천사는 날개가 있나요?
--- 클림트와 에로티시즘 : 에로티시즘의 횃불로 인간의 실존을 비추다
--- 스탕달 신드롬 : 고흐, '유대인 신부'를 보자마자 그 자리에서 얼어붙다.
.............. 감성이라고는 눈씻고 찾아볼 수 없는 나는 이렇게 스탕달 신드롬에 걸리는 사람이 부럽기만 하다.
--- 기적의 이콘 : 소경이 눈 뜨고 독일군이 퇴각하고 씻은 듯 병이 낫고
3. 감각의 미로에서 숨바꼭질하다
--- 바니타스 :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도다
--- 오감도 : 욕망과 도덕의 공존이 낳은 경계 위의 그림
--- 사냥감 그림 : 가죽이 벗겨지고 피가 맺힌 귀족의 품격
--- 쿤스트카머 : 진귀함에 기초한 온갖 지적 호기심의 컬렉션
--- 베두타 : 베네치아 풍경을 영국에서 감상할 수 있다고?
4. 그림이 시대를 그리는가, 시대가 그림을 그리는가
--- 오리엔탈리즘 : 노예 소녀가 왜 이리 에로틱하고 신비로워야 할까?
--- 빅토리안 페인팅 : 화려하고 달콤하고 로맨틱하면 저급한 건가요?
--- 인상파와 미디어 : 튜브물감이 없었다면 모네도, 세잔도, 피사로도 없었을걸!
--- 제 3 제국의 미술 : 짦고 굵었던 '하일 히틀러!' 돌격대 미술
--- 게르니카 : 학살된 민간인의 피눈물로 캔버스를 적시다
--- CIA와 추상표현주의 : CIA와 MoMA가 낳은 냉전시대의 황태자, 잭슨 폴록
5. 그림 바깥의 욕망을 읽어라
--- 화가의 아틀리에 : 클림트의 아틀리에, 14건의 친자 확인 소송을 낳다
--- 기인 화가 : 누가 고흐의 심장을 쏘았는가
--- 엘긴 마블스와 미술품 약탈 : 나폴레옹, 미술품 약탈 전쟁의 아버지
--- 위작 : "훌륭한 짝퉁에는 나의 사인을 주겠다"
--- 아티스트 마케터 : 제프 쿤스, 데이비언 허스트, 앤디 워홀.... 과연 누가 일등 전략가일까?
--- 아트 어드바이저 : 컬렉터의 흑기사를 자임하는 시장 전문가
굳이 글의 소제목을 다 적은 이유는 다음에게로 보면 내용이 생각날까 해서이다.
특히 챕터1은 무릎을 치며 읽었다. 도서관 사진 수업이 이미지를 순간적으로 잡아내는 작업을 하는데, 그 이론적인 배경들이 1장의 내용이다.
이 책도 한 권 구입해 놓고 틈틈이 들여다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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