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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야기/북수다

고양이

by 그랑헤라 2019. 5. 25.

 

저 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

번 역 : 전미연

출판사 : 열린책들

출판일 : 2018년 5월 30일 ( 내가 읽은 책은 2019년 1월 5일 초판 26쇄 ; 우왕~~~.)


베르베르의 개미를 읽지 않은 한국인이 있을까? 있다. 나다. 태풍처럼 휩쓸었던 '개미'열풍에 난 관심이 없었다.

고양이도 별 관심은 없었으나, 독서회 책이라서 미리 읽어보았다.


결론을 한마디로 하면 '엄청 재미있다.'  500쪽 정도의 책을 하루만에 다 읽어버렸다. 모르는 말과 이름들의 의미를 찾아보면서도 말이다.

 

소설 속의 '나'의 이름이 바스테트다. 이집트 신화에서 다산과 풍요의 여신이라는데 고양이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런 바스테트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롭게 발전하려고 노력하고, 인터넷을 통해 인간의 지식을 습득하는 고양이 '피타고라스'를 만나면서 성숙해지고 함께 발전을 해 나가며 멸망해가는 사회를 구한다는 이야기다. ㅋㅋ 이렇게 적어놓으니 '무슨 이야기가 이래?'라고 생각이 들지만, 아뭏튼 흥미로운 이야기다.

결국 작가는 종(동물의 분류)을 초월한 소통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이 책이 재미있는 이유 중에 하나는 매끄러운, 아니 시대에 맞는 통통 튀는 번역이 아닐까?


여기에 나오는 인상 깊은 문장들

1권 136쪽 : 지식은 의식의 변화를 요구한다. 하지만 아무도 자신의 편협한 세계관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다.


178쪽 : 동족을 죽이면 사후 비가시세계에서 막대한 보상을 받게 된다....... 무슨 종교를 말하는 거지?


207쪽 : 두려워하지도 판단하지도 말고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218쪽 : 고양이 출입구의 발명자는 뉴튼이다.....진짜?


2권 176쪽 : 내일이 어제와 다르지 않은 존재는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무서운 말이다.

피타고라스가 베스타트에게 들려준 칼라스가 부른 정결한 여신이 후에 쥐들과의 전투에서 울려퍼지는 장면이 있다. 나도 칼라스의 정결한 여신을 들으면서 정리를 한다. ㅎㅎ

들리는 말에 의하면 '고양이'보다 '개미'가 더 짜임새도 있고 흥미진진하다고 한다.  봐야할 책 목록에 추가.


2019년 8월 21일

독서회 활동을 앞두고 한 번 더 읽었다. 아니, 읽다가 말았다.

이틀 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 1,2,3권을 읽었는데, 그 책을 읽고 있다보니,  두 작품의 의도와 컨셉이 비슷했다. 개미에서 서로 다른 두 종이 리빙스턴박사를 매개로 소통을 하는 것을 따로 떼어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른 책들...제3인류도 조금 뒤적이다 보니 에드몽 웰즈박사의 백과사전이 등장하고 있었다.

고양이도 1권까지는 괜찮았다. 뭐 그럴수도 있지. 그런데 2권에서는 이야기의 비약이 너무 나가서 결말을 걷잡을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개미가 오랫동안 심사숙고해서 완성한 공모전용 미술작품이라면, 고양이는 가볍게 채색한 어반스케치 같은 느낌이다.

이 작품은 시점은 바스테트의 시점에서 쓰여졌다. 그런데 몇 군데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들이 나오다. 바스테트는 건물의 환기구는 알면서 여기에 나오는 음식의 이름은 몰라서 묘사를 한다.

[연녹색 스프, 노란색, 분홍색, 흰색이 섞인 음식, 빨간 액체] 빨간 액체는 물론 포두주 겠지. 그런데 주요리는 뭐지?

[고기 냄새나는 따뜻한 갈색 음식에 아무 냄새가 없는 물렁한 흰색 리본을 곁들여 먹는다.] 그 흰색 리본은 모짜렐라 치즈???


195P  고양이의 선조들이 불교 승려들을 통해 기원후 950년에 학국으로 들어온다는 이야기 그리고 1000년에는 일본에 도착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디에선게 읽었는데, 베르베르의 인기가 한국에서 가장 많기 때문에 서비스 차원에서 한국을 넣어준다는 것이다. 요것도 기분이 좋지 않은 사실이다.


파타고라스가 인간이 되기를 희망하고 그래서 고양이의 본능 조차 버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안쓰럽지만 공감하지 못했다. 특히 대통령 궁에서의 교미 장면은 본능적인 자극을 다른 종의 방식으로 행했는데도 더 자극적이라는 부분은 공감할 수 없었다. 순전히 고양이와 같은 동물보다는 인간이 우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몽마르트 언덕에서 불로뉴 숲으로 가는 두 고양이의 여정을 구글 지도를 찾아가면서 읽었다. 그랬더니 파리에 가서 한 달 정도 머물러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미를 읽은 후인가 전인가에 따라 평가가 완전이 달라진 [고양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