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드보르작 첼로협주곡 B단조 Op.104 첼리스트 심준호
드보르작 교향곡 No.9 E단조 Op.95
지난 연말에 야심차게 준비했던 청주시향의 송년음악회가 단원인지 스텝인지의 코로나19 확진으로 무산되었다. 심준호의 첼로 소리도 듣고 싶었고, 빵빵 터지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5번의 웅장함도 듣고 싶었는데 무척 아쉬웠었다.
그 때 예정되었던 심준호의 첼로협주곡이 이번에 연주되었고, 교향곡은 쇼스타코비치에서 드보르작으로 변경되었다. 그래, 새해의 시작은 '신세계로부터'지.
좌석의 30%만 입장이 허용되어서 텅 빈 것처럼 느껴지는 공연장이지만, 특별한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선물같기도 했다.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심준호의 연주는 힘차면서도 섬세하고.... 오캐스트라의 협연은 웬지 흐트러지는 느낌. 그래도 심준호의 연주가 많은 것을 덮어주었다.
드보르작 교향곡 9번.
서주부터 몰입감 100%. 뭐야? 이 곡만 죽어라 연습한거야? 애절한 부분은 절절하고, 진취적인 부분은 웅장하고, 맺고 끊음은 칼날처럼 날카로운 연주였다. 지휘자도 연주자도 관객도 하나되는 연주. 브라보다.
연주를 마치고 지휘가가 퇴장했는데, 뒤쪽에서 계속되는 박수와 함께 앵콜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들렸다.
"안된다고! 이런 멋진 연주의 감동을 앵콜로 희석시키면 안된다고!"
나는 속으로 절규했지만 조규진 지휘자는 포디엄으로 올라갔고, 평소와 달리 A4 용지를 보면서 더듬더듬 읽어나갔다.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청주시향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연주한 메기의 추억. '신세계로부터' 2악장과 같이 잉글리쉬 호른의 독주가 돋보이도록, 그래서 연주는 더 애절하게 들렸다. 교향곡 연주에 비장함이 있었던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과 상임지휘가는 비정규직이니 여건에 따라서 그만둘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뭔가 분위기가 석연히 않다. 뭐지? 무슨 이유가 있는 것 아닌가? 이 찜찜함을 어디에 풀어야 하지?
덧붙임] 상임지휘자의 계약기간인 2년이 끝난거였다. 코로나로 공연을 서너번 밖에 못하고 그냥 끝나버린 건데, 재계약이 안되었나보다. 이만한 지휘자가 없는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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